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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4 15:21 수정 : 2008.12.24 15:21

비영리조직 브랜드 구성

[헤리리뷰] 비영리조직 위기 심층 분석 마케팅
아름다운재단, 4개 단체 시민공간 ‘나루’
차별화 이미지로 변화에 적합한 홍보

비영리조직 구성원들은 조직의 가치를 설명할 때 ‘변화’, ‘보호’, ‘윤리’, ‘선구자’, ‘참여’와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실제로 비영리조직은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그러나 그런 호감이 기부나 참여로 잘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사람들은 그런 이미지가 비영리조직 본연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 비영리조직들이 공유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미지만으로 기부나 참여를 바라는 것은,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이라고 설명하면서 구입해 주길 바라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많은 비영리조직들은 자기 조직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조직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부각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상황은 비영리조직 전체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하고 있다.

비영리조직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란 어떤 것이고, 또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1% 나눔운동을 확산시키며 대표적인 비영리조직으로 자리 잡은 아름다운재단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기부문화의 확산’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개인 기부가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러한 미션을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름다운재단은 ‘1% 나눔운동’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인 기부액이 기관 기부액을 넘어서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아름다운재단이란 브랜드의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아름다운재단 브랜드는 기부문화에 대한 재해석을 이뤄냈다. 기부의 이미지를 신나고 재미있는, 그래서 ‘아름다운’ 것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종전의 비영리조직들은 기부를 요청할 때 시민으로서의 의무감, 기부를 통해 얻는 보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 등을 강조하는 선을 넘지 못했다. 아름다운재단의 윤정숙 상임이사는 ‘기부란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드는 것’이라고 쓰인 포스터를 보여주면서 “우리 재단에 기부하는 어린이가 직접 만든 카피인데, 이런 것이 아름다운재단이 추구하는 기부”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은 기부자들의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에 캠페인을 집중한다. 자신이 기부한 돈으로 바로 이웃의 세상을 바꾼다는 기쁨을 기부자들에게 안겨주기 위해서다. 전기세 장기 체납자들의 세금을 대신 내주는 ‘빛한줄기’ 캠페인, 저소득층 자녀의 교복을 사주는 캠페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윤 상임이사는 “이성적으로 기부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부로 인한 변화를 기부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적지 않은 감동을 받기 때문에 굳이 수혜자를 노출하여 동정심을 끌어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기부란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드는 것’


아름다운재단은 어린이, 농민, 회사원, 주부 등 다양한 기부자들을 노출시키는 홍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기부자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조처이다.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자는 스스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기부 행위에 동참한다. 그 즐거움은 문제가 해결되면서 감동으로 승화된다. 이러한 경험과 감정이 융합되면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재단의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된다.

아름다운재단이라는 브랜드는 모든 전달 요소들이 하나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표현되고 있다. 캠페인에 사용하는 단어는 세밀한 원칙에 따라 선택되고 톤이 조율된다. 신나고 일상적인 기부 행위를 표현하는데 피부로 와닿지도 않고 무겁기만 한 용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캠페인 포스터나 광고도 밝은 분위기로 제작한다. 그래서 웃고 있는 기부자 사진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도, 아름다운재단의 브랜드 이미지는 희석되지 않는다. 전혀 다른 캠페인인데도 언제나 “아름다운재단답다”는 말을 듣는다. 아름다운재단은 사업 계획을 수립하거나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할 때마다 모든 간사들이 모여 사업의 적합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갖는다. 간사들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재단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정확하고 깊은 이해를 공유하게 된다. 결국, 누가 캠페인을 기획하더라도 일관된 홍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마포에 있는 시민공간 ‘나루’도 성공적인 소통의 사례로 꼽힌다. ‘나루’는 함께하는시민행동,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정의, 녹색교통 등의 4개 시민·환경단체가 함께 마련한 보금자리이다. 4개 단체가 시민생활에 밀접한 운동을 실천해 왔다는 공통점에 착안해, 시민과 소통하는 자원을 한데 모으기로 했다. ‘나루’는 단체들의 사무 공간 이외에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며, 후원행사도 공동 기획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있다.

윤 상임이사는 “사회는 빠르게 변하는데 많은 비영리조직들은 10년 전과 똑같은 언어로 소통하려고 한다”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소통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만의 브랜드로 변화된 사회에 적합한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것, 어렵지만 성공적인 비영리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minn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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