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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일 ‘2008 사회공헌 우수논문 및 프로그램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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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2008 사회공헌 공모전
114편 출품작 중 8편 뽑아 시상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겨레>가 주최한 ‘2008 사회공헌 우수 논문 및 프로그램 공모전’의 시상식이 지난 12일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사회복지협의회 소속 사회공헌정보센터와 한겨레 부설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주관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의 후원으로 올해 처음 이뤄진 이번 공모에는 사회공헌 논문 29편과 프로그램 85편 등 모두 114편이 출품돼, 최우수상(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 2편과 우수상(사회복지협의회 회장상·한겨레신문 사장상·에스케이텔레콤 사장상) 6편이 각각 뽑혔다. 경제위기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데 불씨 역할을 해줄 사회공헌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소개한다.
기부 쉽게 하는 전용 포인트카드 제안
■ 프로그램 수상작 프로그램 최우수작인 ‘가난의 쿠키 대신 사랑의 쿠키를…’은 쿠기나 도넛, 케이크,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기업과 이동통신업체, NGO가 손을 잡고 소비자 구입금액의 5%를 기부 전용 포인트카드에 적립해서 진흙 쿠키를 먹는 아이티의 가난한 어린이를 돕자는 제안이다. 쿠키나 도넛 등의 주 소비자층은 대부분 10~20대 학생들로 일정한 소득이 없어 다른 세대에 비해 기부참여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이들의 기부참여 욕구가 크다는 게 확인됐다.
프로그램 제안자들은 일정한 소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는 새로운 기부 전용 포인트카드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 카드는 포인트가 적립되면 바로 50%가 기부에 쓰여진다. 적립포인트가 1000점에 도달해야 1포인트당 1원으로 환산해서 기부에 쓰여지는 기존 포인트카드와 달리 기부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기부가 이뤄지면 기부자에게 지원 대상 어린이의 사진과 기부포인트 금액과 같은 기부 현황 정보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줌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도록 했다. 기부 촉진을 위해 판매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2배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3개의 우수작 중 ‘농촌의 유휴 노인인력과 농작물을 활용한 식품 나눔사업: 사랑의 푸드뱅크’는 기업, NGO, 지방자치단체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 취업 취약계층인 농촌의 여성노인과 장애노인들에게 농촌의 유휴 농작물을 거둬들여 밑반찬을 만들도록 한 뒤 소외계층에게 제공함으로써 나눔문화를 확산시키고 노인 일자리도 만들자는 아이디어다. 중장기적으로는 후원농가 일손돕기(품앗이)와 노인을 돌보는 서비스도 제공해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역시 우수작인 ‘Semi-Eco: 사라져가는 지역문화재 보호센터 설립 및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의 문화재를 보호하고 문화재 보전 준전문가를 양성해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아이디어다. 이 사업에서는 참여기업에 대해서도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기업 브랜드를 홍보하고 제품 판매와 수익 창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도록 배려했다.
세 번째 우수작인 ‘1대학 1보건소(금연 클리닉) 연계활동 방안’은 금연 추세에 발맞춰 금연을 원하는 대학생들을 돕고, 나아가 모든 연령층으로 금연문화를 확산시키자는 데 목적이 있다. 각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에서 주 1회 대학교를 방문해 금연 클리닉 참가자들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대학생 흡연자 역시 쉽게 금연 클리닉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소가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금연 상담사를 양성해서, 보건서비스의 기반을 확충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일자리도 창출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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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사회공헌 우수 논문 및 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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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NGO-정부 3주체 협력 체계화
■ 논문 수상작 논문 최우수작인 ‘기업-NGO-정부의 삼각 사회공헌 모델’은 사회공헌활동의 세 주체인 기업, NGO, 정부 간의 바람직한 역할 분담과 협력체제 구축이라는 사회공헌 분야의 당면과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시도했다.
논문은 이들 3자 간의 사회공헌 협력 모델을 NGO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찾아낸 뒤(1단계), 기업에 지원을 요청하고(2단계), 기업과 NGO가 협력해서 사회공헌서비스를 제공하면(3단계), 정부가 정책에 이를 반영한 뒤(4단계), 정부사업으로 직접 수행하는(5단계) 각각의 단계로 체계화했다.
또 이 같은 모델은 사회공헌의 세 주체가 서로의 장점을 나누고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이득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고, 적절한 참여 유인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고 강조한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에스케이, 정부, 교육청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한일자리 지원사업’과 ‘1318 해피존사업’에 대한 사례 분석은 모델의 현실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례 분석을 통해 NGO는 사업의 조정자로서 전문적 역량 확보가 시급하고, 기업은 능동적 참여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센터로서의 역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기업과 NGO의 사회공헌사업을 지원하면서, 정책으로 이를 전환해서 지속시키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우수작인 ‘사회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보 및 전달체계 개선방안’은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와 전달체계의 개선책을 찾고 있다. 사회공헌 정보와 전달체계의 미비로 인한 수혜의 불균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논문은 현재 중앙에 설치된 사회공헌정보센터가 중앙과 지역을 매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동시에 광역과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맡는 하부단위의 사회공헌정보센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역시 우수작인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모델 개선 방안’은 국내 기업 사회공헌활동이 대부분 대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중소기업의 활동 사례는 거의 없는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논문은 중소기업도 이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이행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진단한다. 또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책임 이행요구를 정확히 인지하고, 최고경영진과 주주, 투자자, 임직원을 망라한 전사 차원의 통합 의사결정 체계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모기업과 NGO,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 하나의 우수작인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정보통신기업의 역할’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추역할을 맡고 있는 정보통신분야가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공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정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녹생성장을 제시하면서 친환경 ‘그린IT’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됐다고 말한다.
곽정수 <한겨레> 대기업 전문기자
공모전 산업별 확대하고 현장 활용도 높여야
사회공헌 생활화로 행복한 공동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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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석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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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활동은 기업경영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경제위기가 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 사회공헌활동은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하지만 기업이 이 활동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고, 오히려 규모가 감소되거나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경제위기로 많은 실직자가 생겨나고 이로 인한 가계소득의 부족으로 가족 부양과 아동교육의 문제 등과 연계되는 새로운 사회복지 수요의 발생이 예상된다. IMF 경제위기 때에 실직과 노숙 등 새로운 복지 문제를 경험했고 이로 인한 막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겪어야 했다. 당시 시민과 기업 그리고 정부의 협력과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2008 사회공헌 우수 논문 및 프로그램 공모전’은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열린 행사였다. 결과적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나 방법에 관한 공감대를 높이는 데 기여한 시의적절한 행사였다고 본다.
29편의 논문과 85편의 사회공헌활동의 아이디어가 제출되어 최우수작 2편과 우수작 6편이 선정되었는데 참가자, 심사위원 그리고 진행을 맡은 관계자 모두 행사의 취지나 목적에 적극적 공감을 표시해 주었다. 심사에서 선정된 우수한 논문과 프로그램은 관심이 있는 시민, 기업, 지자체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의 실천과 연계를 도모한 새로운 시도였다고 본다.
앞으로 ‘사회공헌 우수 논문 및 프로그램 공모전’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산업별로 확대가 요구된다. 정보통신 한 개의 분야로 시작했지만, 가능하다면 에너지, 식품, 전자, 금융, 의료 및 의약, 교육, 환경, 문화, 서비스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구분하여 확대할 필요가 있다. 둘째, 참여할 기관과 내용의 확대이다. 기업 이외에 여러 기관과 단체들도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기업의 경우에도 대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다국적기업 각각에 대해 다양하고 차별성 있는 제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제안된 논문과 프로그램을 관련 기업이나 단체에서 실제 활용해 볼 수 있으면 한다. 제안과 활용 그리고 평가와 재설계라는 선순환 구조에서 사회공헌의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이 중요한 기업경영의 요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공모전의 참신하고 실현 가능한 내용을 현장에 접목하는 사회공헌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민, 기업, 정부 등 사회 구성원이 역량과 형편에 맞게 사회공헌을 실천하겠다는 인식의 전환도 요구된다. 제대로 된 사회공헌활동으로 우리 사회에 소통과 신뢰가 구축되어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회공헌은 기업의 경영요소일 뿐만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이 가득한 공동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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