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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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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HERI의 지상컨설팅
사회적기업으로 청소사업단 꾸리려는데 Q 수원에서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는 복지재단입니다. 얼마 전 정부의 지원을 받아 10여명의 취약계층을 새로 채용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계획했던 사업이 급격한 환율 변화로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작은 청소사업단을 꾸려 저희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인복지시설의 청소를 대신 해볼까 고민 중인데,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청소업을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A 특정 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하려면 사업 추진 주체와 해당 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평가가 필요합니다. 사업을 추진하려는 주체의 사업수행 능력이나 현금흐름 등의 자금수지는 물론이고, 해당 사업의 시장성과 수익성, 기술적 타당성, 성장성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창업이나 업종 전환의 기본 전제인 사업 기회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지금 머릿속에 구체적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 아마도 그것이 사업 기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업 기회인지는 신중한 검토를 거쳐 판단해야 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뒤에는 검토해 봤자 때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업을 고려하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노인복지관이라는 안정적 거래처가 있고, 업무가 비교적 단순해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에게 적합하며,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외부 거래처 개발이 용이하리라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사업 기회라 할 수 있을까요? 사업 기회가 되려면 최소한 다섯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사업기회 되려면 갖춰야 할 5가지 요건 첫째는 고객 가치 창출입니다. 진정한 사업 기회라면 고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해 줘야 합니다. 고객 가치란 고객이 기꺼이 대가를 치를 만큼 고객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을 뜻합니다. 고객은 자신이 내는 비용 이상의 효과와 이익을 본다고 생각할 때에만 지갑을 엽니다. 둘째는 적합한 역량입니다. 진정한 사업 기회는 조직, 특히 경영진의 역량에 적합해야 합니다. 경영진이 사업 기회를 현실화할 수 있을 만큼 헌신할 자세가 돼 있고 경영적·재무적·기술적 역량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경영진이 청소업의 시장 흐름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효과적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역량을 갖춘 사람을 외부에서 채용하면 되지 않느냐고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구조는 책임을 불분명하게 하여 조직의 안정을 크게 해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 채용과 별개로 경영진 스스로 청소 시장에 대해 학습하고 경험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셋째는 충분한 잠재적 수익입니다. 사업을 한다는 건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예상 위험에 비해 기대되는 보상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다면 사업을 시작할 이유가 없습니다. 수익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기업인 경우라도 3~4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자본을 회수하고, 5년 안에 5억~10억원 안팎의 매출을 이루지 못하면 위험이 보상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수익 창출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2년에 불과하므로 그 이후의 잠재 수익이 현재의 수익보다 훨씬 커야 합니다. 넷째는 수익의 지속성입니다. 진정한 사업 기회라면 수익이 적정 기간 이상 지속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매출이 일시적 유행이나 수요에 기반해 있는 것은 아닌지 재차 확인해야 합니다. 청소업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이라 새로운 경쟁을 불러들여 단위당 매출이 하락하거나 매출원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다섯째는 자금 조달의 용이성입니다. 사업 단계별로 구체적인 자금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최소의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하고, 사업을 하면서 생기는 현금을 재투자하는 식으로 예산을 짭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사업 성과에 따라 언제든지 자금 부족에 빠질 수 있습니다. 최소 6개월~1년의 운영자본을 확보한 뒤에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지나친 경쟁 예상되면 접는 게 나을 수도 사업 기회를 찾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변화를 읽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쟁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가장 민감해야 하는 것이 시장의 변화입니다. 사회적기업의 경우에는 우선 제도의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제도의 뒷받침에서 출발했으므로, 정책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기업의 환경이 급변합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와 노동부 등의 관련 정책 변화를 항상 주목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이러한 제도가 변화하는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적 변화는 또다른 시장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예컨대 최근의 경제불황과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상품의 수요를 증대시킵니다. 편리성을 포기하더라도 비용 효율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커진다는 뜻으로, 이러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소비자의 기호 변화는 시장 기회의 가장 중요한 원천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인 충격을 주는 살인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최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업이라면 경비업체와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기회들은 일정 기간의 수익을 보장해야 하므로, 주변의 경쟁상황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내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곧 다른 경쟁자를 불러들이는 신호입니다. 이때 누가 경쟁자가 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지 등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경쟁이 지나치게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아쉽더라도 사업을 접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을 수 있습니다. 박상유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whyaskwhy@naver.com 지속가능경영·사회적기업 등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계세요? 한겨레경제연구소가 ‘HERI의 지상컨설팅’으로 여러분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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