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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꾸려가는 서천 지역혁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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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임경수의 지역 design
일본의 호수 수질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부도(浮島 : 떠 있는 섬)를 연구한 적이 있다. 물 위에 쉽게 뜨는 재료로 섬을 만들어 그 위에 식물이 자라게 하고 호수의 영양물질을 흡수하게 하여 수질을 개선하는 연구였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 영양물질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하여 그 종자를 부도에 심었다. 하지만 몇 달 후에 연구자들은 부도에 무성하게 식물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자신들이 심었던 종자는 발견할 수 없었다. 부도의 환경에 적합한 토종 종자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식물을 대체한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우리는 자연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기반만 만들어 주면 되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충남 서천군은 신활력지역이다. 신활력지역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역개발이 필요하여 지방정부가 스스로 자발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재량권을 가지고 지역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배려하는 지역이다. 대개 신활력지역의 경우 특정 산업이나 특정 사업에 집중하여 사업비를 투자한 반면 서천군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였다. 이러한 사업 중에 대표적인 사업이 지역혁신포럼이다. 지역혁신포럼사업은 특정 사업이나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가진 주민이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혹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아리를 구성하면 학습활동비를 지원한다. 이 사업을 활용하여 학습동아리는 전문가 초청강좌를 열거나 선진지역 견학을 할 수 있으며 토론회·세미나·워크숍 등의 학습활동을 할 수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작년까지 철새포럼, 지산지소 포럼, 민박포럼, 학교포럼 등 30여개 학습동아리가 서천군에서 활동하였다. 학습활동은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져 서천의 민박집은 자율적인 정찰가격제를 시행하고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 생산하는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가정택배를 하고 있는 지산지소 두부공장이 만들어졌으며,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 서천의 청소년에게 문화, 역사 교육을 하는 체험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지역 주민이 지역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천군은 올해도 지역혁신포럼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모사업을 진행했는데 무려 30개가 넘는 학습동아리가 자발적으로 구성되어 공모사업에 응모하였다. 학습분야도 소득사업뿐 아니라 문화·예술·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으며, 학습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공동 워크숍은 지역발전의 꿈과 희망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천군은 주민의 자발적 학습활동을 평생교육 정책과 연계하여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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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의 지역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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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은 어떠한 계획가나 활동가보다 지역을 더 잘 알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역 주민이 모여서 만든 계획은 전문가가 만든 계획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이며 때론 더 창의적이기까지 하다. 흔히 지역 만들기는 곧 사람 만들기라고 한다. 이는 지역 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바로 인적자원, 즉 사람이기 때문이다. 임경수 지역경제디자인센터 소장 limks@e-j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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