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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친환경 아파트 단지인 베드제드는 3개의 동과 관련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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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눈에 띄는 스콜세계포럼 참가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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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세계포럼 주최측과 파트너 기관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스테펀 체임버스 스콜센터장, 샐리 오스버그스콜재단 CEO, 제프 스콜 스콜재단 창립자, 로저 마틴 로트먼 경영대학 학장, 케네스 브레처 선댄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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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세계포럼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흐름을 만들고 미래를 실천할 수 있는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올해 포럼 역시 사회적기업부터 연구소, 지원 기관, 후원 기업 등 많은 기관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의미 있는 연구 결과와 풍성한 경험이 오고 간 가운데, 인상적인 기관 몇 군데를 소개한다. 편집자
■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들
게이츠·록펠러재단 등 투자 참여
애스펀 네트워크(Aspen Network For Development Entrepreneurs)는 일종의 투자 그룹이다. 그들은 세계적인 빈곤에 대해 우리 세대가 맞이한 거대한 도전이라는 인식 아래, 여러 조직이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개발도상국에서 빈곤을 이겨내고자 창업을 한 작은 사업체들을 돕기 위해 설립되었다. 그들은 특히 상황을 극복할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자본 부족에 따른 어려움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지원 방법 중 하나로 펀드를 운용하여 제3세계에서 도움이 필요한 소규모 창업가에게 자금을 투자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모델을 선택했다.
애스펀 네트워크는 투자회사는 물론, 국제 개발 조직, 재단, 기업 등 35개의 다양한 기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는 게이츠재단, 구글, 셸재단, 스콜재단, 록펠러재단, 매킨지앤컴퍼니 등 우리에게 익숙한 기관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5년 동안 1조5000억원(7억5000만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자금을 활용하여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적인 지원을 함께 함으로써 역량을 강화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베이 창립자의 꿈 담은 스콜센터
이베이의 창립자인 제프 스콜은 좀더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길 바랐다. 그는 영향력 있는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함으로써 이러한 자신의 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1999년 자신의 재산을 출연하여
스콜재단을 설립하였다. 스콜재단은 자신들의 일을 변화의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표현하는데, 예를 들면 비영리 기관이나 사회적기업들을 기업과 연결하여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매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사회적기업을 발굴하여 상을 수여하는 스콜 어워드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좀더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담론을 형성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스콜재단이 옥스퍼드대학의 경영대학원인 사이드 비즈니스 스쿨에 888억원을 기부하면서 2003년 스콜센터가 탄생했다. 스콜센터는 연구와 교육은 물론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네트워크 허브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학계, 현장, 민간기관 등을 따로 또 같이 연결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년 스콜재단과 함께 스콜세계포럼을 주최하고 있다.
■ 국제적 주목 받는 사회적기업
환경 오염시키지 않는 생활 실현
수 리들스톤(Sue Riddlestone)과 푸런 데사이(Pooran Desai)는 환경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과소비라고 생각했고, 이런 과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도시에서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삶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런 믿음 아래, 1994년
바이오리저널 디벨로프먼트 그룹(BioRegional Development Group)이 태어났다.
그들은 도시에서도 화석 연료를 쓰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2002년 런던 남쪽에 있는 베딩턴에 베드제드(BedZED: 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 단지를 건설하였다. 베드제드 단지는 탄소 중화 동력장치와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갖춘 3동의 아파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100여가구가 입주하여 살고 있다. 탄소 중화 동력장치란 폐기물을 에너지로 사용하여 배출되었던 이산화탄소가 다시 인근 숲으로 흡수됨으로써 탄소 중화를 일으켜 에너지를 써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는 장치를 말한다.
그들은 이러한 환경적인 지역개발 방식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8개 회사와 조인트 벤처를 키워내 시장에 뛰어듦으로써 관련 산업과 정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가방 속으로 들어간 안경가게
비전스프링(VisionSpring)은 20년 이상 저소득층에게 안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던 조든 카살로(Jordan Kassalow)가 멕시코 농촌 지역에서 시력을 잃음과 동시에 직업을 잃게 되는 직공 여성들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이 지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자면 시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을 찾다가 이미 만들어진 안경을 판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아이디어는 낮은 시력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은 물론, 안경 판매라는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도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이 비전스프링에 스콜 어워드를 안겨 준 “가방 속에 있는 사업”(Business in a Bag)이다. 카살로는 안경 판매라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여성 사업가들에게 안경을 팔 수 있는 권한뿐 아니라, 판매하는 기술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모든 판매원을 오롯한 사회적 기업가로 성장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지금은 4개 대륙에서 863명의 사업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23만8965개의 안경을 팔면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임을 증명하였다.
■ 측면에서 돕는 기관들
사회적기업 다큐멘터리도 제작
선댄스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한
선댄스연구소는 1981년 로버트 레드퍼드가 창작 영화와 연극(original storytelling)의 발전을 촉진하고자 극작가나 감독 등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기관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 <미국의 천사들>(Angels in America), <사창가에서 태어나>(Born into Brothels) 등 많은 작품이 선댄스의 프로젝트에 의해 제작되었다.
선댄스연구소는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스콜재단과 함께 ‘변화의 이야기-다큐멘터리를 통해 바라본 사회적기업’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한다. 지난해부터 해마다 사회적 기업가 5명을 주제로 다섯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데, 올해 역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를 비롯한 사회적 기업가 5명이 ‘변화의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컨설팅 보고서 통해 고민 해결 지원
저소득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 성공할까?
전세계 모든 사회적 기업가들의 이러한 고민을 놓고,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인
모니터그룹과 모니터그룹에서 운영하는
모니터연구소가 스콜세계포럼에서 최초로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머징 시장, 이머징 모델’(Emerging Markets, Emerging Models)을 발표한 모니터그룹은 19개 나라에서 35개 이상의 현장을 조사하며 600명 이상의 이해관계자들과 270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들은 이 연구를 통해, 저소득층을 소비자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성공적인 시장 기반의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모니터연구소는 투자자 50여명을 집중 인터뷰하여 가치 투자의 미래와 발전 가능성을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효과를 위한 투자>(Investing for Social & Environmental Impact)에 담아냈다.
옥스퍼드/김지예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minn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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