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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8 19:54 수정 : 2009.04.28 19:54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아이쿱생협 제공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새로 움트는 ‘클러스터’ 어떤게 있나

판교 임대아파트 주민 고용 의무화
환경적 가치까지 시너지효과 극대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전국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돼 왔으나, 최근에는 이런 클러스터를 계획적으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의 ‘마을형 기업’ 같은 생산자 클러스터나, 아이쿱생협연대의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가 그 사례다.

우선 올해 초 한국토지공사가 발표한 ‘마을형 기업’이 눈길을 끈다. 한국토지공사는 택지개발과 도시계획 등의 ‘전공’을 살려 경기 성남시 판교새도시에 마을형 기업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마을형 기업은 임대아파트 거주민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육사업이나 유기농 음식 제조업 등 해당 지역에서 수요가 높은 공공사업을 벌이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마을형 기업이 들어설 판교새도시는 기존 그린벨트 지역을 개발해 만든 곳이므로 국민임대주택의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저소득 입주민이 대량 유입되면서 증대하는 사회서비스 수요를 담당하고, 동시에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토지공사는 마을형 기업에 참가하는 사업자들에게 하드웨어적·소프트웨어적 양면을 두루 지원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부지 및 건축비와 관련된 유형자산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다. 토지공사는 창업자에게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해당 지역의 건축비까지 전액 지원한다.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는 실질적인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무형자산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다. 신규창출 저소득 일자리에 인건비의 50%를 지원하는 한편, 3년 안에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촉진하기 위해 경영 컨설팅,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연계를 지원한다.

다양한 지원안과 함께 토지공사는 사업자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영리기업화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몇 가지 안전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일자리 창출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판교새도시에 사는 저소득 입주민 50% 이상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수익이 났을 때 이를 나누는 대신, 추가로 사람을 고용하거나 해당 사업, 지역사회 등에 전액 재투자하도록 했다. 아울러 재정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업자의 책임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창업 후 3년 안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토지공사가 꼽은 마을형 기업의 유형 및 사례


토지공사의 마을형 기업은 넓은 의미로 사회적기업의 한 갈래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고용과 서비스를 우선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상법상 기업은 제외한다. 토지공사는 “택지지구 내 마을형 기업 조성으로, 연간 평균 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판교새도시 마을형 기업 시범사업의 반응이 좋으면 전국 본부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활협동조합이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환경적 가치 창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클러스터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아이쿱생협연대는 충청도에 전국 최초로 친환경 식품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클러스터에는 친환경·유기 식품 제조업체와 연구소, 교육시설, 폐수처리장, 공동창고, 공동물류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이쿱생협연대는 클러스터 단지별로 발효식품, 과일, 쌀·잡곡, 축산 등의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가공단지를 조성하고 물류단지, 연구소 및 체험단지 등을 나눠 각 기능을 세분화할 계획이다. 특히 단일 공장형 설계 및 친환경 공단 조성으로 소비자 체험과 ‘그린 투어리즘’ 실현, 친환경 농업과 상생하는 식품가공 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입주업체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시장 창출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친환경 농업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비처와 수익원을 확보해준다. 한편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다양한 친환경 식품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많은 자원을 투입해 개발이 진행중인 대규모 새도시, 개발이 채 이루어지지 않은 낙후된 농촌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클러스터 전문가인 장승권 성공회대 교수(유통정보학과)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는 뿔뿔이 흩어져 제대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업체들을 한곳에 모아 지원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클러스터의 성공 여부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개발 유무가 아니라, 해당 지역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자원과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대기업 주도로 조성된 각종 공단 등 산업 클러스터 중에도 성공과 실패가 엇갈린다. 새로 조성되는 사회적 가치 창출형 클러스터도 예외일 수는 없다. 생산, 소비, 전략, 지원기관 등 클러스터 성공 요인이 충족되도록 설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seo206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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