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9.09.01 15:43 수정 : 2009.09.01 15:43

지산지소의 분류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헤리리뷰]

전국 각지에 ‘산지 직판장’
초·중·고 94%가 지역농산물 사용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는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활동’으로 우리나라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 미국의 ‘공동체지원농업’(CSA)과 맥을 같이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산지소 운동을 통해 지역 기반의 식생활 문화를 제공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확립하고 농업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며 궁극적으로는 식량자급률 제고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산지소 모델타운 추진·정비 사업’, ‘지산지소 추진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지산지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산지소는 크게 ‘산지 직판장’, ‘학교급식’, ‘지역경제 활성화’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일본의 산지 직판장은 2005년 현재 1만3538곳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특산물, 지역 전통식품 등을 주로 팔고 있다. 이와 함께 채소 절임, 잼, 와인 등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농산물의 판매와 직판장에서의 레스토랑 운영을 통한 지역 외식·관광사업과의 연계도 활발하다. 오키나와현 이토만시와 농가들이 주축이 되어 2002년 개설된 ‘파머스 마켓 이토만’은 2004년 현재 620명의 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팔고 있으며 연간 방문자가 29만명에 이른다.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의 지역농협에서는 2003년부터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만을 사용한 지산지소 도시락 판매를 시작하여, 지금은 예약 없이는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 학교급식을 시행하는 초·중·고등학교 중에서 94%가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역 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생산 농가와 학교급식 담당자 사이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정기 모임을 개최하고, 생산자간 네트워크 확대와 청과업자와의 연계 등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마련하며, 학교급식에 적합한 품질과 규격의 농산물 공급에 정성을 쏟는다.

시마네현 기스키초에서는 2004년부터 ‘기스키 학교급식 채소 생산그룹’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된 채소를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 생산자 그룹은 정기적으로 학교급식 센터를 방문해 급식용 농산물의 품질 및 규격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으며, 생육 지연 등으로 지역 농산물의 공급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공급 1주일 전까지 영양사에게 알려 메뉴 변경이나 시장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생산자 그룹과 학교급식 위원회의 노력에 힘입어 기스키의 학교급식에서 지역 농산물 품목 수 및 사용 비중은 2004년 33개 품목, 64%에서 2007년 44개 품목, 67% 수준으로 늘었다.

현재 일본의 지산지소는 단순한 지역 농산물의 생산·소비에서 벗어나 지역 농산물을 연계한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린투어리즘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여행 목적이 관광에서 지역 전통문화 체험, 자연경관 등을 통한 휴식 등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및 지역 농특산품이 여행의 중요한 유인이 됨에 따라 지산지소가 중요한 여행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나가노현 이다시의 농가민박 체험형 수학여행을 다녀간 학생 수가 1996년 3개교에서 2004년 260개교로 급증하였으며, 이를 통한 시 전체의 경제적 효과가 10억엔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토불이’와 ‘농촌사랑운동’은 계몽적인 캠페인 성격이 강하며, 도농 교류 위주로 추진되어 농민의 실익과 직결되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반면, 일본의 지산지소는 농산물 판매를 기본으로 학교급식, 도농 교류 등으로 확대함으로써 농촌에 경제적 실익을 제공하고 있다. 신토불이, 농촌사랑운동을 농업·농촌 실익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농산물 판매를 기본으로 하는 사업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손황제 농협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syjin@nonghyup.com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