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0.27 20:50
수정 : 2009.10.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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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의 또다른 모델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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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Special Report
국립생태원의 또다른 모델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
에덴 프로젝트에 이어 또하나의 도전적인 환경 프로젝트가 2003년 스위스 취리히에 위용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국립공원의 원시림을 재현한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 온실이 취리히 동물원 안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 국립생태원은 에덴 프로젝트와 함께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를 대표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는 길이가 120m, 높이가 30m인 온실 1개로 에덴 프로젝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아프리카 열대우림의 숨길은 더욱 세심하게 보존돼 있다. 크고 작은 나무는 물론이고, 오솔길과 풀숲, 연못까지 아프리카의 마조알라 국립공원에 직접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바닥의 낙엽 무더기를 뒤집으면 수천㎞를 날아가야 볼 수 있는 벌레들의 생태계도 오롯이 관찰할 수 있다.
에덴 프로젝트와 달리 식물뿐 아니라 동물 생태계도 살려놓았다. 마다가스카르 고슴도치와 큰박쥐 등 포유류와 큰거북, 마다가스카르 카멜레온, 22종의 새, 3종의 어류 등 50종의 동물들과 함께 50종의 곤충이 서식하고 있다. 큐레이터인 자무엘 푸러는 “마다가스카르의 동물 생태계를 재현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며, 전혀 생각지 못했던 돌발상황에 부닥치기도 한다”며 “마다가스카르 고슴도치 암수 5마리씩을 데려다 놓았더니 1년 뒤에 무려 100마리로 번식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천적이 없다 보니 벌어진 일인데, 취리히 동물원 쪽은 넘치는 마다가스카르 고슴도치들을 대학과 연구소 등에 대부분 기증했다고 한다.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는 원숭이 같은 동적인 재미는 없지만,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는 동물과 편안하게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사색의 원시림을 어슬렁거릴 수 있는 충족감을 가져다준다. 시간을 잊은 채 코앞의 카멜레온 촬영에 열중하고, 편안한 자세로 그림을 그리는 방문객들의 풍경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가 미래형 생태원으로 크게 인기를 끌면서, 취리히 동물원 전체의 방문객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02년 이전 연 100만명에 그쳤던 방문객 수는 지난해 170만명대로 수직 상승했다. 자연보호 분야의 획기적 프로젝트라는 국제적 명성에 힘입어 외국인 방문객이 그중 140만명에 이르고 있다.
취리히 동물원은 마조알라 레인포리스트 기념품점과 식당 총매출의 2%를 적립하고 기부금을 보태, 마다가스카르 현지의 국립공원을 보호관리하는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간 지원금액은 약 10만달러, 마조알라 국립공원 경상비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2003년 이후 총 지원금액이 8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 돈은 마조알라 국립공원 직원들의 급여와 시설운영비로 주로 쓰이며, 인근의 교육 및 의료와 쌀농사 지원에도 일부 지출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마조알라 국립공원 현지를 찾는 관광객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03년 이전 10명 이하에 그쳤던 스위스 관광객이 2007년 500명을 웃도는 등 주로 유럽인들의 현지 관광이 활기를 띠면서, 가난한 지역경제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김현대 지역디자인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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