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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 착공식에서 당시 한승수 총리가 축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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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Special Report
한국판 에덴 프로젝트 ‘서천 국립생태원’
지난 7월27일 기공식을 한 국립생태원 건립추진단은 이제 기본 설계를 마치고 세부 설계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건물과 부지 조성 방식은 결정돼 공사에 들어갔지만 국립생태원의 핵심인 동식물종의 선정과 이를 방문객에게 보여주는 생태체험관의 설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는 정해졌지만 핵심 소프트웨어가 결정이 안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국립생태원은 동식물종 선정과 디스플레이 방식을 자문해줄 대학 등의 전문기관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열대에서 극지까지 기후대별 생물종 선정 고심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에 대지 면적 99만8000㎡(약 30만평), 건축 연면적 5만4000㎡(약 1만6000평) 규모로 만들어진다. 3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태연구센터, 멸종위기종센터와 함께 전시체험시설인 생태체험관(에코리움), 방문자센터 등이 들어선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설계로 지금 부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생명의 맥박’으로 명명된 국립생태원 사업은 주변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용지 내의 기존 산림은 온대 숲으로, 논은 습지 및 생태하천, 방죽은 조류관찰지, 구릉지는 고산정원으로 살리기로 했다. 또 자연환기와 고단열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건물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0%가량 줄이고 전체 사용 에너지의 90%를 태양에너지<30FB>지열<30FB>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통상의 경우보다 80%가량 줄일 계획이다. 국립생태원 내부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는 소규모 바이오가스 시설을 통해 자원화할 예정이다.
국립생태원의 핵심 시설인 생태체험관의 디자인도 올해 안으로 결정하고 시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 체험관은 열대우림에서 극지방까지의 기후대별 생태계를 조성해 방문객들에게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필요성을 교육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생태체험관은 열대관, 아열대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등 5개로 이뤄진다. 극지관을 제외한 모든 생태관은 온실로 건설된다. 열대관은 겨울에도 20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한다. 극지관은 극지와 비슷한 추위와 남극의 돌풍을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국립생태원은 체험관 안에 어떤 동식물을 들여놓을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열대우림이나 아열대우림을 조성해 본 경험이 없는데다 어떤 방식으로 종을 구성하고 배열해야 관람객의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교육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생태원을 건립하겠다고 했지만, 국내에서의 경험이 전무한 터라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디기만 하다.
태양·지열 등으로 사용에너지의 90% 충당 도전
식물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만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동물까지 구입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을 강조할 경우에는 생태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식물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국립생태원 쪽은 열대관에는 수족관을 설치하고 온대관에는 수달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밖에 각종 조류와 파충류 도입도 검토중이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
여우나 늑대 등 멸종위기 동물과 멸종위기 식물을 연구하고 보전·증식·복원하는 멸종위기종센터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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