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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27 21:28 수정 : 2009.10.28 11:39

지속가능 100대 기업 국가별 분포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헤리리뷰]
한국의 지속가능경영 기업

나이키·아디다스·도요타도 동참

지난 8월 세계적인 신발 제조업체인 나이키, 아디다스, 팀버랜드 그리고 클락스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한 지역에서 사육한 소나 양의 가죽은 구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아마존 일대에 대한 3년간의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아마존 일대의 열대우림이 지난 40년 동안 20% 이상 파괴되고 이로 말미암아 200억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며 “산림 파괴 목적의 80%가 목축이었다”는 결과를 발표한 직후였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에 동참해 달라”는 그린피스의 요청에 이들 업체가 능동적으로 답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할리우드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머스트 해브 아이템’(필수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록가수 본 조비가 도요타 프리우스를 산 것이 계기였다. 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3만달러짜리 프리우스를 선택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식 있는 사람이 타는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 도요타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올라설 수 있었다.

‘위대함’에서 ‘착함’으로 성공의 척도 변화

이윤 추구와 제품 생산을 넘어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서구의 기업들한테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딴죽 거는 이들’이 아닌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하는 파트너’가 되고 있다. 지금은 성공한 기업의 가치 척도가 ‘위대한 기업’에서 ‘착한 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국적 컨설팅업체인 케이피엠지(KPMG)가 지난해 10월 세계 250대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지속가능 보고서 분석 결과’를 보면, 2005년 절반(52%) 정도에 머물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율이 지난해는 79%로 늘었다. 미국 대기업의 경우 보고서 발간이 같은 기간 37%에서 74%로 갑절 늘어났다. 케이피엠지의 에릭 이스라엘 이사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환경과 사회 등 비재무적 문제에 대한 투명성과 공개를 강화하는 것이 기업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는 하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중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낸 기업은 29곳에 그쳤다.


유전자 조작·뇌물 공여 기업엔 투자 배제

지속가능경영 그 자체가 곧바로 수익성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사회책임투자는 도덕적이고 투명한 기업, 환경친화적인 기업에는 투자하지만 비도덕적이고 환경 파괴를 일삼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배제함으로써 기업의 변화와 노력을 이끌어내는 투자 방식이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저널 오브 코퍼릿 파이낸스>가 지난해 유럽과 북유럽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7개 나라에서 운영되는 사회책임투자 펀드의 수익률을 조사했더니 모두 평가 기준 수익률보다 낮았다. 동물실험을 하거나 유전자 조작을 하는 업체, 인권 문제나 뇌물 공여 등의 전력이 있는 회사 등 문제성 있는 회사들을 배제하다 보니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책임투자는 계속 성장세다. 영국의 경우 1994년 79억파운드 수준이던 사회책임투자 펀드 규모가 2004년에는 550억파운드로 늘었다. 영국 연금펀드 신탁이 2000년 7월3일 새로운 투자원칙을 밝히면서 “반드시 사회책임투자를 생각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은 것이 계기가 됐다. 지속가능경영원의 위은실 박사는 “성공한 기업이 있으려면 성공한 사회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도 건강한 사회, 성공한 사회를 위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을 종합한 것이 지속가능경영이다”라고 말했다.

위 박사는 국내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 분야에서 평가할 만한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와 에스케이(SK)텔레콤을 꼽았다. 그는 “현대차는 2007년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외부검토위원회’를 꾸려 지속가능 보고서의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며 “또 외부의 이해관계자들과도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는 점을 높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케이텔레콤은 시작은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사회공헌과 지속가능경영을 준비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탄탄하게 갖춰졌다”며 “내부 활동을 넘어 그 가치를 외부로 확산시키려 노력하는 점을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보스 선정 장수기업의 평균나이는 102살

지속가능경영이 수익성을 높여준다는 확증된 결과는 없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효과는 분명하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는 ‘가장 지속가능한 100대 기업’이 발표됐다. 미국의 경영컨설팅 업체인 ‘이노베스트’와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릿 나이츠>가 조사한 이 지표에는 미국(20곳)과 영국(19곳) 그리고 일본(15곳) 등 선진국 기업들의 이름이 올랐다. 프랑스와 독일,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기업들도 보였다.

지속가능 여부를 따져보는 지표는 경영전략에 사회적 현안과 환경적 영향을 얼마나 반영하느냐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기준으로 선정된 100대 기업의 평균 나이는 102살이었다. 1122년에 창립된 핀란드의 제조업체 ‘스토라 엔소’가 최고령이었다. <코퍼릿 나이츠> 토비 힙스 편집장은 “지속가능한 100대 기업 중 100년 이상 존속한 기업이 46곳이었다”며 “지속가능한 경영과 기업의 수명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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