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5.04 14:28 수정 : 2010.05.04 14:28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지역산업 희망프로젝트 지역기업 현황과 지역기여도

지역주민 고용률 80% 대 25%
대기업 75% “외지서 원료조달”
실패로 드러난 농공단지 정책

지역, 특히 농촌지역의 공동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복지서비스를 비롯해 여러 원인을 꼽을 수 있지만 주된 원인은 지역 내 주력산업인 농업의 쇠퇴와 일자리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역에 소재한 기업이 지역 활성화에 큰 기여를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재)지역재단에서는 지역기업의 현황과 지역 기여도를 파악하고, 올바른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기업 실태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원료조달과 고용인원, 그리고 생산물의 판매 측면에서 지역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업(지역밀착형 기업)과 지역 내에서 고용인원이 가장 많은 기업(지역소재 대기업)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역밀착형 기업은 업체당 연간매출이 평균 70.7억 원, 고용인원은 41.5명이었다. 지역소재 대기업의 평균매출액은 업체당 2430억 원, 고용인원은 361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고용 정도는 지역소재 대기업보다 지역밀착형 기업이 훨씬 높았다. 지역밀착형 기업의 경우, 전체 종업원의 80% 이상이 지역주민이며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반면, 지역소재 대기업의 경우는 그 비율이 25%에 불과했다. 직원들의 지역 내 거주비율도 지역밀착형 기업은 80%인 데 반해, 지역소재 대기업은 37%에 지나지 않았다.

기업체의 직원이 지역 내에 거주한다는 것은 생산과 소비가 지역 내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뜻한다. 직원이 지역 밖에 거주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소비가 지역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결국 지역의 부가가치가 외부로 유출된다는 뜻이다. 이는 곧, 기업의 지역 활성화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역밀착형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의 지역 내 거주비율이 지역소재 대기업보다 높다는 것은 동일한 조건일 경우 지역밀착형 기업의 지역 활성화 효과가 지역소재 대기업보다 크다는 뜻이다.

지역기업의 지역 활성화 효과와 관련해 또 하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 원자재 구입 부분이다. 즉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지역 내에서 구입하느냐 지역 외부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농촌체험마을을 운영하는 부녀회에서 마을을 방문한 도시소비자에게 5000원짜리 두부요리를 판다고 할 때, 마을에서 생산된 콩을 구입(1000원)해서 가공(1000원)한 두부를 원료로 할 경우와 가공된 두부(2000원)를 외부에서 구입하여 요리할 경우는 그 경제적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 5000원 전체가 지역 내부에서 순환하지만, 후자의 경우 두부가격(2000원)만큼 지역 외부로 빠져나간다. 똑같은 경제행위(두부요리 판매)가 이뤄지더라도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셈이다.


원자재 구입 관련 조사에서도 지역밀착형 기업과 지역소재 대기업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지역밀착형 기업의 경우 ‘원자재의 대부분을 지역 내에서 구입한다’는 응답이 60%인 데 반해, 지역소재 대기업의 경우 ‘지역 내 구입이 거의 없다’는 응답이 75%에 이르렀다. 지역밀착형 기업은 특성상 중소기업일 수밖에 없으므로 지역 내 원료 구입비율이 높지만, 지역소재 대기업의 경우 생산하는 제품의 특성상 지역 내에서의 원료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경제의 순환이라는 측면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의 지역 내 판매도 중요한데, 지역밀착형 기업과 지역소재 대기업이 큰 차이를 보였다. 지역밀착형 기업의 경우 거의 대부분을 지역 내에서 판매하거나 절반 이상을 지역 내에서 판매한다는 응답이 30%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소재 대기업의 경우는 생산물의 거의 대부분을 지역 외부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동일한 지역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지역밀착형 기업이 지역소재 대기업에 견줘 지역순환경제 실현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자체의 기업 유치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그동안 각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앙정부에서도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제 및 금융 면에서 여러 혜택을 부여해 왔다. 농공단지 조성정책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기업 유치 노력에 대한 지역사회 지도자들의 평가는 그다지 후하지 않다. ‘귀하가 살고 있는 지자체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규모가 큰 대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1.1%에 이른 데 견줘, ‘규모보다는 지역과 관련성이 있는 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은 22.2%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귀하가 살고 있는 지자체가 대기업을 유치할 능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의 75%가 매우 어렵거나 약간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귀하의 지자체에 유치한 대기업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분의 2가 지자체에서 유치한 대기업이 전혀 없거나 별로 없다고 답변했으며, 55.5%가량은 유치한 대기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별로 기여한 바 없거나 그저 그렇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지역 리더들의 의견은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돼 온 지자체의 기업 유치 전략에 대한 질책으로 보인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유정규 지역재단 이사


어떻게 조사했나

지역 기업과 지도자층 대상 설문조사

표본 수 적지만 지역산업 실태 파악 첫걸음에 의미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재)지역재단이 공동기획한 이번 지역 산업과 기업의 현황 및 지역 기여도 연구 조사는 크게 문헌조사, 설문조사와 사례조사 세 축으로 진행됐다.

먼저, 문헌조사로 지역기업, 지역산업의 개념과 지원정책 등에 대한 선행연구 결과물들을 검토했다. 특히 2009년 지역재단이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연구과제로 실시한 ‘부처별 지역산업 지원정책의 현황 및 발전방향’을 통해 지원정책의 전개과정과 추진현황 등을 파악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4월6~19일 14일간 실시했다. 대상은 전국 시도군의 지역밀착형 기업 10곳, 지역소재 대기업 10곳, 지역 오피니언 리더 55명이었다. 이 가운데 지역밀착형 기업 10곳, 지역소재 대기업 8곳, 지역 리더 36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지역적으로는 가급적 조사 대상 기업이 소재하는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하였다. 조사방법은 전자우편 발송 뒤 전화확인을 거쳐 답신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역밀착형 기업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지역 고용을 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선정했다. 지역소재 대기업은 지역 내에서 고용인원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뽑았다. 지역 리더는 지역재단이 꾸준히 해오고 있는 네트워크 사업을 통해 발굴, 양성된 지역인으로 선정했다. 설문지 문항은 양쪽 연구 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현장조사를 통한 사례조사도 했다. 지역산업이 뿌리를 잘 내린 사례를 중심으로 점검했다. 한계점을 가진 사례도 함께 조사했다. 외국 사례는 지역재단이 오랫동안 살펴봐 온 일본 사례를 정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제한된 조사기간과 조사표본의 한계 때문에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열악한 지역산업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듯 조사 대상 선정에도 애로가 많았다. 특히 기업의 경우 선정 뒤 경영사정이 좋지 않아 제외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산업의 실태 조사가 거의 이뤄져 있지 않은 현실에 비춰 봤을때 이번 조사는 지역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지역사회의 흐름을 읽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규 지역재단 이사

▶ 지역재단은?

1998년 ‘지역을 생각하는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정식으로 창립됐다. 지역이 주체적인 힘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 리더 교육·훈련, 지역 리더 상호 간의 교류협력, 지역발전을 위한 컨설팅, 관련 분야의 정책연구 및 지역정보 서비스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