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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02 09:55 수정 : 2010.11.02 09:55

[헤리리뷰] 2010 아시아미래포럼 /
동아시아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어디로

사회책임경영(CSR)이란 경영상에 발생하는 경제·환경·사회적 영향을 관리하면서 주주 이외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까지 고려하는 경영방식이다. 전통적 기업 경영에서는 경제적 이윤 추구가 최대 화두였지만 사회책임경영 시대에는 경제적 수익성 외에 환경적 건전성과 사회적 책임까지 고려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지속적인 가치를 추구한다.

지역 사회·문화적 맥락 반영해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은 전세계적인 이니셔티브를 통해 점차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서 유엔글로벌콤팩트 10대 원칙, 세리스 원칙, 적도 원칙,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RI) 가이드라인 등이 사회책임경영을 위한 공통의 원칙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논의됐던 사회책임경영 표준 ‘국제표준화기구(ISO)26000’도 이달 발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 지속가능경영지수(FTSE4GOOD),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도미니사회지수400(Domini Social 400),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 SRI지수(JSE SRI Index) 등 해외 사회책임투자 지수들이 잇따라 등장해 사회책임경영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적 맥락에서 사회책임경영을 바라보는 관점은 찾기 힘들었다. 전세계는 통합되고 있어 보편적 기준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기준과 원칙이 완결성을 갖추려면 핵심적인 지역의 사회·문화적 맥락이 고루 반영될 필요가 있다. 태생적으로 사회책임경영 개념과 방식의 상당 부분이 서구의 아이디어와 관습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사회책임경영이 서구 문화에 기초하고 북미나 유럽에 본사를 둔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는 세계인구의 60%가 거주하고 세계교역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조차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전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중이라고 연설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시아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사회책임경영의 특징을 깊이 있게 연구해, 그 장점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극적으로 반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유교문화가 만들어낸 3국 공통점

아시아 사회책임경영은 국가간의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인접한 지역에는 비슷한 사회·문화가 존재하고 그 영향으로 사회책임경영 활동에서 공통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중일 3개국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 나라를 중심으로 아시아 기업 CSR의 특징은 크게 네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아시아 기업들은 외부에 CSR활동을 알리는 것에 소극적이다. 이러한 특성은 유교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으로 알렸다가 사후에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하면 더 크게 비판받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가 아시아 CSR가 서구의 CSR보다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둘째, 내부 이해관계자보다 외부 이해관계자의 만족을 강조한 CSR활동에 적극적이다. 이는 아시아 기업들이 지역사회, 공급자, 정부,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해 CSR를 이행하는 이유다. 또 유교 이념 중 하나인 공동체적인 생활양식을 근간으로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하면서, 서구 국가들보다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환경책임에 집중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셋째, 직원을 피고용인으로서보다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경영자를 정점으로 한 가족주의적 경영 방식이 그 배경이다. 손익을 맞추기 위해 일상적으로 해고를 하는 서구 기업과 달리, 아시아 기업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관행이 있다. 한편 종업원 교육 및 권리보장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주기보다는 정과 충성심으로 헌신적으로 일해주기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기업의 CSR활동은 명문화되어 있지 않거나 외부 관찰자들에게 잘 식별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규칙에 맞게 사회적 관계들을 규범화하는 서구 문화와 대조적으로 아시아 기업들은 철학과 지도 원칙 같은 문화적 메커니즘에 좀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미 조직 내부에 CSR철학이 내재되어 있지만 외부 관찰자들에게 잘 관찰되지 않는 기업도 많다.

세계경제 위상 걸맞게 실천 나서야

이제 동아시아 경제는 세계적인 위상을 갖추게 됐다. 이에 걸맞게 아시아적 특성을 사회책임경영의 개념 정립과 실천, 나아가 국제 기준에 반영시킬 필요를 느낀다면 아시아 기업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책임경영활동을 펼치고 대외에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아시아 CSR 연구자들은 아시아의 CSR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아시아 기업들이 보완해야 할 곳은 어디인지, 아시아적 맥락에서의 발견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와 평가기준에도 반영시켜야 할 CSR 측면은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2010 아시아미래포럼: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에서는 아시아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특성과 평가 방법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벌어진다.

우선 ‘동아시아 30’ 세션에서는 아시아 특성을 반영한 사회책임경영 평가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벌어진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지난 8월 세 나라 전문가들로 ‘아시아CSR전문가위원회’(위원장 주철기)를 조직해 아시아 사회책임경영 평가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한중일 대표 기업 700곳을 평가하고 이 가운데 우수기업을 ‘동아시아 30’으로 선정할 예정인데, 그 경과와 평가 기준을 2010 아시아미래포럼 ‘동아시아 30’ 세션에서 공개한다. 향후 이 평가의 방향도 이 자리에서 논의된다. 이 포럼에는 아시아CSR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한중일 대표 전문가위원들뿐 아니라, 각 나라 금융기관의 투자자들도 참석해 사회책임투자 관점에서의 토론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동아시아 기업의 CSR’ 세션에서는 한중일 CSR 우수사례 연구 결과도 발표된다. 양빈 중국 칭화대 교수가 여섯개 중국 기업 사례를 통해 본 중국 CSR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고, 에바시 다카시 일본 호세이대 교수가 일본 기업 사례를,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이 한국 기업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 본부 이사이며 일본에 사회책임경영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경영자인 아리마 도시오 후지제록스 상임고문(전임 회장)도 참석해 일본 CSR의 경험을 나눈다. 유한킴벌리 이은욱 부사장은 유한킴벌리의 사회책임경영 사례를 발표한다.

김진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realmirr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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