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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06 11:18 수정 : 2011.09.07 16:31

[스페셜 리포트] 예산구조 무엇이 문제인가?|환경

국가재정은 ‘지속가능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자원이다. 예산은 정치적 의지의 발현이다. 예산구조를 보면 한 나라가 지향하는 가치를 살필 수 있다. 여전히 경제의 양적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지,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사회통합의 균형 잡힌 발전을 지향하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대표적인 예산·재정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의 관점에서 경제, 사회, 환경 각 분야에 대한 예산을 분석했다.


우리나라 재정문제의 핵심은 ‘과도한 수요예측과 공급지향적 정책방향’이다. 국토계획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성장담론에 묶여 있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정부의 계획에 근거하여 작성한 도시기본계획에서 목표로 하는 인구는 2020년 6000만명에 이른다. 현재 인구가 5천만이 채 안되고 2018년이면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에서 최소한 20%의 거품을 기준으로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은 또다른 차원의 문제를 안고 있다. 환경정책이 주요한 환경이슈인 자원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기후변화 대응 등 다른 정책을 해결할 권한이 없거나 사실상 관련조차 없어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재정정책에서는 중기재정계획과 구체적 사업이 상당 부분 다르게 진행되는 문제까지 발견된다.

자연보전에 전체의 8.4%만 사용


이런 문제는 고스란히 예산구조에서 드러난다.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환경부문 예산은 전체 예산의 1.8%인 5.8조원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그 가운데 환경보존에 쓰이는 예산은 별로 없다. 이용률이 52.3%에 불과한 상수도 등에 대부분이 투자된다. 백두대간 등을 살피는 자연보전에는 환경부 전체 예산의 8.4%가 사용될 뿐이다.

제대로 된 녹색성장을 하려면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을 늘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연료전지 등의 ‘신’에너지 관련 예산이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예산은 10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여전히 원자력과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가 에너지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아직도 35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석탄에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이 예산의 대부분은 광부들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토건사업과 연탄가격 보조에 들어간다. 더구나 나머지 ‘기타’로 분류된 예산의 상당수도 기존 에너지 산업을 보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환경정책과 예산 문제의 해결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환경관련 총괄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조직까지 통합된다면 가장 좋겠지만, 최소한 정부 차원에서 총괄기능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둘째, 예산구조를 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법과 예산의 변화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정책 총괄기능 수립해 추진해야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 등으로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에는 공멸의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전세계가 기후변화협약을 맺고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원자력 확대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서 원자력 확대와 감소의 문제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미래 패러다임에 대한 중대한 논쟁이 시작될 것이다. 비단 선택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발전의 구체적 경로까지도 다시 세워야 한다. 환경을 파괴하고 수십년 안에 고갈될 자원에 대한 어리석은 지원이 계속된다면, 지속가능은 고사하고 우리의 미래를 공멸의 위기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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