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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예산구조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참여예산의 다음 단계 고민은 예산에 어떠한 ‘가치’를 담아낼 것인가이다. 예산은 조직의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 수단이고 참여예산이 시민참여의 방법이라면 앞으로 중요한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미션과 비전이기 때문이다.2005년 지방재정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품목 예산에서 ‘프로그램(사업) 예산’으로, 투입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현금주의 단식부기 결산에서 ‘발생주의 복식부기’로 변화하였다.
사업 성과관리 예산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미션과 비전, 전략목표 및 성과목표와 예산의 정책사업과 단위사업, 세부사업을 연계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성과계획서에 조직별 임무, 전략목표, 성과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결과(Outcome) 중심의 성과지표를 설정한 뒤 성과 달성을 위해 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체계이다.
참여예산은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지속가능한 발전계획을 세우는 데 핵심적인 과정은 지역주민, 기업체, 언론,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대화이다. 참여예산은 이러한 이해당사자들의 시민참여 제도 중 가장 중요한 한가지 방법이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 가운데서는 천안 복지세상이 ‘인권’ 시각에서 예산에 접근을 하고 있고, 한국여성민우회가 ‘성평등’이라는 가치에 기초해 예산에 접근하는 ‘성인지 예산분석’을 하고 있다.
또한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는 지속가능한 생태 혹은 생명의 시각에서 예산에 접근한 바 있다. 이러한 성평등, 인권, 생태 등의 ‘가치’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개념요소가 된다.
요즘 쟁점이 되고 있는 복지예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복지 대상별로 조직을 나누고 예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시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권의 시각에서 복지예산을 분석하면 복지예산에 대한 쟁점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결식아동 예산과 관련해서는 결식아동에게 밥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무엇인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가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된다.
시민사회의 이러한 노력 외에도 광주광역시의 인권도시선언, 서울 성동구의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인천 부평구의 지속가능한 전략 수립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여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참여예산 등 주민참여를 통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단체의 비전과 목표를 합의하고 시행하는 것이 예산에 가치를 담아내고 지속가능한 지방자치단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좋은예산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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