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기업가들이 10월12일 한겨레신문사 좌담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현 대표, 송하경 국장, 서기석 대표, 서형수 교장, 김수열 사무지원처장, 구자덕 대표.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사회적기업가 좌담 / 바람직한 지원 체계를 말한다
한겨레경제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3차례에 걸쳐 사회적기업 지원 관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방자치단체장, 대기업 사회적기업 부문장,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장 등이 차례로 모여 지원 현황과 개선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간의 논의를 토대로 한겨레경제연구소에서는 지난 10월12일 사회적기업가들을 초청해 사회적기업 지원에 대한 평가와 바람직한 지원 체계 및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좌담회는 사회적기업가학교의 서형수 교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사회 서형수 사회적기업가학교장참석자
구자덕 한국컴퓨터재생센터 대표
서기석 화진테크화진택시(주) 대표
김수열 아름다운가게 사무지원처장
김정현 딜라이트 대표
송하경 희망네트워크 국장 사회 각기 성격이 다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을 받고, 지원 주체나 관련 업체와의 관계는 어떤지요? 구자덕 한국컴퓨터재생센터는 현재 사회적 일자리, 사업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들어오는 후원도 있지만, 그 비율은 미미합니다. 매출의 대부분은 스스로 개척해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없어도 자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반 재활용 업체와는 달리 수익성보다는 재활용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재활용 비율이 높은 만큼 비용 부담이 더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비용인데, 정부가 부담해 줬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구자덕
“’사회적 회계’ 도입 바람직…직원들 심리적 보상도 중요” 서기석 화진택시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올해 6월로 끝났습니다. 지금은 장애인 고용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일반기업과는 달리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고, 그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동종업계에서는 외부의 지원을 받는 것을 별로 문제삼지는 않습니다.
김수열 아름다운가게는 2007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아 2009년에 정부 지원은 끝났습니다. 시민사회의 지원을 보면 작년 말 920만점의 기증품을 받았고, 올해는 그 목표를 1020만점으로 잡았습니다. 작년도 누적 수익 나눔액이 128억원이었습니다. 매장의 경우 상근자 1명 이외에 30~100여명의 활동천사들이 자원봉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70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김정현 딜라이트는 회사와 구성원들의 안정성을 위해 올해 민간기업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이 저희 비즈니스 모델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상 특별히 충돌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경영 간섭도 없고, 모든 것은 자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송하경 희망네트워크는 대부분 기업에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활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법인 설립을 진행했습니다. 기업과는 사업의 방향이나 효과성에 대해 가끔 의견차이가 있긴 합니다.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그들을 설득해 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사회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나 기부와 같은 사회적 자본을 동원해야 합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요? 서기석
“종업원들과 가치 공유해야…언론이 공감대 확산 나서길” 김수열 우선 기부, 기증, 자원봉사를 쉽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가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자원봉사자에게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수익배분위원회에 자원봉사자들을 참여시켜, 그들이 자신들의 활동에 대해 자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구자덕 나눔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계량적으로 평가하고 공시할 수 있는 사회적 회계를 도입해야 합니다. 각 기업의 활동들을 계량해내고 지원을 받고 외부공시를 하는 방안들을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연구하고 있는데, 의무화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어쨌든 가치를 평가해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언론도 사회적기업의 의미를 제대로 홍보하고 윤리적 소비문화 확산이 필요합니다. 송하경 사회적기업이 영향력을 키우고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홍보가 필요합니다. 기업과 사회공헌사업을 함께 진행해보면, 사회적기업의 성과에 대해 추상적이고 상당히 애매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했고 공익적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 많은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정당성과 경영역량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가들은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요? 김수열 아름다운가게는 영리와 공익의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을 하면서 성장해 왔습니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하는 고민에서 결국은 공익적인 활동 외에도 영리적으로도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으로 귀결이 되었습니다. 사회적 자원을 활용해 더 많은 성과를 내, 그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입니다. 김수열
“수익배분위에 봉사자 참여…중간지원조직 체계 갖춰야” 서기석 대표의 역량과 핵심 참모들의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시장 목표 달성과 사회적 정당성 추구를 잘 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직원들과 사회적 가치를 공유해 목표를 갖고 한 방향으로 가야 사회적기업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김정현 사업을 하면서 사회적 정당성에 대한 가치갈등이 생기는데, 사업동기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풀어가야 할 것입니다. 송하경 많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대신, 가치 창출에 좀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할 것입니다. 저희는 사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관찰된 것들을 수치화하고 있습니다. 김정현
“대중이 공감하는 데 투자를…사업 컨설팅 실효성 높여야” 구자덕 내부적 정당성 확립이 가장 중요합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사회적 정당성에 대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전적 보상 외에 다양한 교육이나 심리적 보상도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사회적기업가의 경영능력이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 정부, 시민사회, 기업들로부터 어떤 노력, 협조가 필요한지를 말씀해주세요. 김정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데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사회적기업에 친화적인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컨설팅 프로그램이 실효성 있게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서기석 사회적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지자체의 담당 직원이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적잖고, 담당자도 자주 바뀝니다. 또한 주요 언론매체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해 홍보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졌으면 합니다. 김수열 아름다운가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기업가 지원 사업은 사회적기업가가 사회적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사회적기업가들은 기업의 실질적인 운영뿐만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면서 생기는 사소한 부분들을 굉장히 어려워합니다. 정부에서도 중간지원 조직이 실질적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송하경 사회적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뛰어난 경영인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이 어느 정도 보호를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느 정도 훈련하고 학습하고 부딪힐 수 있는 장이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구자덕 사회적기업을 단순히 도와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문제해결을 함께 하는 파트너 관계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사회적기업은 우리가 안고 있는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가 ‘제발 도와달라’고 사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함께 해결하자’라고 할 정도로 관점, 관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사회적기업의 질적인, 그리고 양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송하경
“객관적 성과지표 보여줘야…비즈니스모델 개발 어려워” 사회 오늘 좌담회에서 지원이라는 용어를 많이 썼는데, 누군가가 해야 되지만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을 사회적기업이 나서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사회적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분들이 계속해 고민하고 노력하면 사회 인지도와 경영성과는 달라질 것으로 믿습니다. 사회적기업가학교도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하겠습니다. 이영미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aimee.y.lee@hani.co.kr
좌담 참여 사회적기업들
사회적기업가 좌담회에는 대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는 희망네트워크, 시민사회의 참여와 지지로 운영되고 있는 아름다운가게, 지역에 기반을 둔 화진테크화진택시,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한국컴퓨터재생센터, 민간투자를 받은 딜라이트 등 5곳이 참여했다. 편집자 기증받은 물품 판매로 나눔 실천
|
|
|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