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시아미래포럼’ 11월15~16일 열려
곽승준 위원장 등 정관계·학계 인사 참석
3중의 위기가 동아시아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하나는 환경 위기이면서 에너지 위기다. 자연재해와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의 공포가 동아시아를 엄습했다. 동시에 안전한 원자력 발전이 가능한지, 그리고 원자력 없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를 짜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또 하나는 성장의 위기다. 글로벌 재정위기는 미국과 유럽시장을 침체로 몰아넣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에도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마지막 하나는 분배 위기다. 한국 경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빠르게 양극화의 길로 접어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최근 임박한 무역질서 변화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십년간 성장가도를 달린 중국은 도농, 수출과 내수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면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한때 균등한 소득분배가 특징이던 일본 사회는 최근 ‘격차사회’로 변모했다.
세 가지 위기가 엇갈리는 지점에 서 있는 동아시아 기업은, 어떻게 이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한겨레경제연구소(heri.kr)는 아시아 기업 경영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여덟가지 질문을 준비했다.
‘2011 아시아미래포럼’은 그 질문들을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을 가장 잘 이해하는 학자, 기업가, 언론인이 모여 여기에 대한 답을 찾는다. 열쇳말은 ‘책임’과 ‘상생’이다. 이 자리에서는 사회책임경영을 가장 잘하는 동아시아 기업 ‘동아시아 30’(East Asia 30)이 발표된다. 아시아 맥락의 사회책임경영 평가 모델을 발표하고, 편입기업의 특징을 공개한다.
11월15~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이 포럼에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학계 인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곽승준 대통령직속미래기획위 위원장, 무토 마사토시 주일대사 등 정관계 인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재원 에스케이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강연을 함께 듣고 토론한다.
1. 대지진 뒤 일본은 어떤 사회로 변모하고 있나 → 일본 도호쿠 대지진을 계기로, 일본을 지탱했던 문명 자체에 대한 질문이 불가피해졌다. 일본인은 지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수만명이 거리로 나서서 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정당성은 심각하게 위협받았고, 기업의 탐욕과 정경유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경제는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데라시마 지쓰로 일본총합연구소 이사장이 기조연사로 나서 이 주제에 대해 명쾌한 해석과 전망을 내놓는다.
2. 중국이 지배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 중국을 빼고는 아시아를 말할 수 없었다. 이제 중국을 빼고는 세계를 말할 수 없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유구한 지적 전통과 반인권적 정치 행태가 공존하는 이 나라의 급성장은, 동아시아 사회와 국제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저명한 언론인이자 학자인 마틴 자크 칭화대 교환교수가 기조강연에서 생각의 단초를 제공한다.
3. 한·중·일은 유럽처럼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나 → 유럽연합은 두 차례 세계대전의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씻고 전쟁 경험 국가들도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러나 글로벌 재정위기로 휘청거리는 연대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국과 북한, 일본과 중국 등 국가간 긴장이 늘 존재하는 동아시아는 어떤 형태의 공동체를 지향해야 할까?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석학이 지혜를 모은다.
4. 아시아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은 어떤 차별성이 있어야 하나 → 처음 사회책임경영은 서구로부터 전해졌다. 그러나 동아시아에는 과거부터 상인에게도 공동체와 연대의식을 강조하는 전통이 존재했다. 또한 서구와는 다른 맥락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사회책임경영이 필요할까?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모여 풍부한 사례를 나누며 논의한다.
5. 사회책임투자는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인가 →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럽 연기금은 한국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수준을 높여야 투자를 늘린다고 통보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그 전통이 깊다. 동아시아의 사회책임투자는 어디까지, 어떤 형태로 발전할 것인가? 국민연금과 국내외 사회책임투자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6. 아시아 미디어는 어떻게 움직이나 → 유럽 통합 과정에서 미디어는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국가들 사이 소통의 허브가 됐다. 동아시아가 공동체로 향하는 데 미디어는 어떤 구실을 해야 할까? 한·중·일 언론인이 모여 논의한다.
7.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은 아시아 가치와 조화로운가 → 수출 대기업이 더이상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높아진 생산성으로 늘어난 이익은 주주의 주머니로만 들어간다. 우리 경제에는 대안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은, 최근 동아시아에 떠오르는 유력한 대안이다. 막사이사이상 수상자인 트리 뭄푸니 대표, 세계적 협동조합 연구자인 존스턴 버챌 교수 등 학자와 활동가들이 희망을 전한다.
8. 원자력 없는 아시아는 가능한가 →후쿠시마는 동아시아에 심각한 질문을 던졌다. 원자력은 안전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 삶의 상당부분은 이미 거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 의존을 벗을 수 있을까? 대안에너지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한국·중국·일본 현장 전문가와 학자들이 모여 논의한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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