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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겨레신문사 주최로 12월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1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시상식에서 수상자들과 주최측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영리활동가, 학생 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공모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지역 1% ‘1%로부터 1%까지’”란 프로그램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경북대학교 팀을 비롯해 총 17팀이 상을 받았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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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들
한겨레신문사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주최한 ‘2011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의 시상식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정보센터와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이번 공모에는 교보생명, 에쓰오일, 외환은행나눔재단, 씨제이(CJ), 에스케이텔레콤 등 기업 5곳이 참여했다. 기업 사회공헌활동이 좀더 내실 있게 진행되도록 맞춤형 아이디어를 모으자는 취지로 만들어져 올해로 4회째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모두 290여편이 출품돼, 17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불씨 노릇을 해 줄 기업의 창의적 나눔 방식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주최기관 최우수작 ‘우리 지역 1%-1%로부터 1%까지’는 중소기업들이 수익의 1%를 자발적으로 모아 지역 내 어려운 이웃 1%에게까지도 사랑과 관심이 닿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중소기업은 기업 수(99%)나 부가가치 창출(50%) 면에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에서는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청 조사 결과(2009년)를 보면 중소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주저하는 가장 큰 요인은 예산과 시간 부족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내 중소기업 제품에 1%마크를 부착해, 매출이익의 1%를 ‘우리 지역 1%’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통합사이트를 운영해 사회공헌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하고 깨끗한 거리 만들기, 청소년 아침밥차 등 사회공헌활동 참여자들에게 희망증서를 주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확보된 예산 중 일부를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적립한 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줘 재래시장 활성화도 유도하자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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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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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게임으로 흥미 유발
참여기업의 최우수작은 모두 3편이 뽑혔다. 씨제이의 최우수작인 ‘내 손안의 도너스 캠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국내 기부문화의 양적, 질적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씨제이도너스캠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기부문화 활성화와 소셜게임을 활용해 지속적인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자는 아이디어다.
‘노란 리본(re-born) 캠페인’은 에쓰오일의 최우수작으로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을 이용해 시민들이 흥미를 느껴 참여하고, 기업과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캠페인을 제안했다. 이 팀은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 높은 접근성, 협업 메시지 전달, 빠른 전파력 등의 특성이 있으므로 캠페인 메시지 전달에 효율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소셜 네트워크 게임에 익숙하면서 분리수거 및 재활용 의식이 낮은 20~30대를 대상으로 환경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외환은행나눔재단의 최우수작 ‘국악을 통한 다문화가정 문화예술 지원사업’은 국민 10명 중 1명이 국제결혼을 하는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 고유의 음악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소통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얼쑤국악단 프로젝트를 만들어 국악단을 모집하고 국악프로그램을 만들어 악기 만들기와 악기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어린이 종묘제례악,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축제 연계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1차 대상은 다문화 자녀의 분포도가 가장 높은 초등학생이며 향후에 중고등학생까지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추진할 계획도 담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순히 다문화 자녀만이 아닌 일반 초등학생과 다문화가정 부모, 대학생 등 대상을 넓혀 화합과 다자간의 예술교육을 실현해, 다문화 자녀들의 손으로 국악을 대중화하는 것을 궁극적 목적으로 제시했다.
미혼모 일자리 돕는 면생리대사업
교보생명과 에스케이텔레콤은 올해 최우수작을 뽑지 않고, 대신 각각 우수작 3편, 2편을 선정했다. 교보생명의 우수작 3편 중 ‘도시텃밭 봉사단 도담터 다솜이’는 재해와 질병으로 일자리를 잃은 40대 이상의 실업자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양한 친환경 도시농업 활동을 통해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두리모 대안생리대 사업’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혼모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을 돕기 위한 아이디어다. 면생리대 사업은 더 나아가 여성건강 보호와 환경보호, 일회용생리대 사용에 따른 여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대숲 맑은 장아찌 이야기’는 지역기반을 이용한 식품을 개발하고 상품화해 생활기반이 열악한 재가 장애인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한 아이디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우수작 2편 중 ‘스마트 터치 호프’는 스마트폰 활용 맞춤 교육을 제공해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간의 정보격차를 해소하자는 아이디어다. 희망도우미를 파견해 스마트폰에 있는 장애 서포트 기능부터 애플리케이션의 활용까지 교육을 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전화나 방문 상담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다른 우수작 ‘사람과 자연의 소통을 위한 에스케이 네이처 애플리케이션’은 꽃, 나무, 수풀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찾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자연에 관심을 갖게 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위원
hslee@hani.co.kr
실행 중시 활동으로 중심 이동
■ 심사를 마치고 | 임태형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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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형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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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창이던 올해 7월 말, 사회공헌프로그램 공모전의 주제 확정에 대한 고민이 사무실의 온도를 더 높이고 있었다. 예년과는 차별화된 주제, 좋은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주제, 우리의 고민을 해결해줄 주제 등 주최 쪽이나 참여 기업들이나 사회에 주제를 던지는 데 무척이나 신중했다.
주관 기관인 한겨레경제연구소와 사회공헌정보센터는 하이브리드형, 중소기업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는 2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사회공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질 것과 저변 확대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참여 기업인 교보생명, 에쓰오일, 외환은행나눔재단, 씨제이, 에스케이텔레콤도 각각 회사가 추구하는 사회공헌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주제에 담았다. 이에 공모전 참여자들은 기대 이상으로 잘 화답해줘 공모전 참여기관들은 의외의 신선한 아이디어와도 만날 수 있었다.
시상식장에서도 주제 놓고 활발한 토론
그런데 기업이건 수상자이건 여전히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12월7일 시상식장에서는 주제에 대한 되새김질이 한창이었다. 공모전의 주제와 수상 프로그램에 대한 사후논의가 활발하다 못해 뜨거웠다. 기업들은 주제를 좀더 좁혀줬더라면 구체적인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상자들은 역시 프로그램의 실현 가능성이나 효과에 대한 반성과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4년째 공모전을 이어오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민간의 사회공헌에까지 미치는 발전적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사회공헌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놀랍다. 자원봉사 동아리는 과거부터 있었지만, 이제는 사회공헌연구 동아리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늘었다.
대학생들 신선한 발상에서 큰 가능성 봐
수상자들은 자신들이 제안한 프로그램에 대해 쑥스러워했지만, 심사자의 입장에서는 큰 가능성을 보았다. 주제의 적합성이 떨어져 수상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반드시 어떤 기업과 연결시켜 실현하고 싶은 프로그램과 아이디어가 넘쳤다. 프로그램의 빈틈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그 프로그램들은 재차 다듬어지고 현실화되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선한 발상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으며, 2011년 공모전의 수확물은 풍성했다.
과거에는 사회공헌에도 ‘투입자원’, 즉 기부를 얼마나 했고, 어떤 봉사활동을 했으며, 우리는 이러저러한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제는 사회공헌활동의 산출 결과를 중시하고 있다. 그 결과는 ‘발전적인 변화’를 뜻한다. 투입자원이 아무리 많고 좋아도 발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이번 공모전에서도 이러한 발전적인 변화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사회공헌도 매년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과거는 부끄러운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현재나 미래의 발전은 과거의 미숙한 과정을 딛고 탄생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주제가 벌써부터 고민이 되니, 참으로 조급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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