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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3.06 11:34 수정 : 2012.03.06 11:34

산림 사회공헌활동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가 필수다. 사진은 1985년부터 유한킴벌리가 해 오고 있는 ‘신혼부부 나무가꾸기’ 사업 참가자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헤리리뷰] 기업의 산림 사회공헌활동 성공조건

숲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조건 없이 우리에게 준다. 숲 1㏊는 7800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뿜어내고, 해마다 소양강 댐 10곳에 담을 만한 물을 머금고 있다 흘려보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숲을 보전하고 가꾸는 것은 인간의 삶을 오래오래 건강하고 평화롭게 하는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같은 숲 가꾸기 사업이 오랜기간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높은 호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산림 가꾸기를 결합한 활동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기업 산림 사회공헌활동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성인 10명 중 7명이 부정적 평가

이렇게 된 것은 단기에 성과를 내야 하는 경영진에게 산림 사회공헌활동은 많은 비용과 자원이 드는 그야말로 비효율적인 사회공헌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제한된 경영진 중심으로 사회책임경영을 수행하던 과거의 ‘전략적 사회책임경영’ 관점에서 산림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복지나 교육 관련 사회공헌활동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이해관계자 다양성도 함께 늘어났다. 이런 때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한 사회책임경영 패러다임이 통합적 사회책임경영이었다. 통합적 사회책임경영은 전략적 사회책임경영을 수행하는 기업들에 세 가지 측면에서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

첫째, 사회책임경영 주체의 변화다. 제한된 경영진이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사회책임경영 주체로 삼을 것을 요구한다.


둘째, 사회책임경영 평가방식의 변화다. 과거의 결과 위주 평가에서 탈피해 과정 중심 평가체계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균형 잡힌 시각이다. 전략적 사회책임경영이 주로 기업의 생산성이나 경쟁력 강화 등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다면, 통합적 사회책임경영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기업의 존립 근거를 마련할 것을 강조한다.

경제가치와 사회가치 균형 갖춰야

이런 점에서 볼 때, 산림 사회공헌활동은 통합적 사회책임경영의 요구에 부합하는 사회공헌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일부 경영진이 아닌 지역주민, 각계각층의 참가자,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수행되며, 사후관리와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해 과정 중심 평가가 필수다. 또한 경제·사회·환경 등 다방면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시각 역시 꼭 갖추어야 할 필수 요소다.

하지만 산림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기업 산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최근 한겨레경제연구소가 우리나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6.3%가 기업의 산림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사회책임경영에 대해 관심이 높은 고관여 집단일수록 기업 산림 사회공헌활동 평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의 평가가 부정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단발성 활동 많고 예산도 쥐꼬리

첫째, 산림 사회공헌활동은 장기적 관점을 갖고 추진해야 함에도 그간의 사업은 일회성 행사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 2010년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발표한 ‘국내 500대 기업의 산림분야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 유형과 추진방식’을 살펴보면, ‘자원봉사형’ ‘일회성 이벤트형’ 등 단발성 사회공헌활동이 전체의 65%에 이르렀다. 반면, 중장기 관점에서 진행되는 ‘산림 조성 및 관리 활동’은 약 27%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산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일반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없는 점을 들 수 있다. 한겨레경제연구소 조사에서 산림 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0.2%였다. 이는 사회공헌활동 전반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 68.3%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한 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0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 백서’를 보면, 산림 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한 환경보전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한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38.2%를 기록했지만, 환경보전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예산은 300억원으로 전체 기업 사회공헌활동 예산의 2% 남짓에 불과했다. 이는 산림 사회공헌활동이 여전히 외부 이해관계자의 참여는 배제한 채 내부 구성원 중심의 소규모 행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한킴벌리·리코 사례 참고할 만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을까? 먼저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한킴벌리는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산림 사회공헌활동 우수기업으로 꼽은 곳이다.

유한킴벌리에서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안태건 차장은 올해로 28년째 산림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성공 비결로 ‘경영진의 책임감’과 ‘우수한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안태건 차장은 “강력한 경영진의 의지가 사업 추진 동력이라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성원은 이를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또다른 축이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일본 사무기기업체 리코(Ricoh)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리코는 1999년부터 ‘산림생태계 보전’ 프로젝트를 모두 5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들의 자립을 보장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1단계, 지역주민 개발 2단계를 거쳐 자립에 이르는 총 5단계로 실시된다.

이 가운데 리코는 3단계까지만 관여하고, 이후엔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협업을 통해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그림 참조) 프로그램 실행 초기부터 철저히 지역주민이 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산림 사회공헌활동은 기존 기업 사회공헌활동과 다른 의사결정 구조와 사업 진행 방식을 요구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좀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중심에 놓고 프로그램을 구성했을 때 더욱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jkse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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