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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08 15:56 수정 : 2012.05.08 15:57

제10회 ‘유럽-아시아 영 리더스 포럼’ 참가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베엠베재단 제공

[헤리 리뷰]
제10회 ‘유럽-아시아 영 리더스 포럼’

3월29일~4월1일 ‘포괄적 경제성장의 기회 창조’라는 제목으로 열린 ‘유럽-아시아 영 리더스 포럼’에 참석했다. 이 포럼은 매년 베엠베(BMW)재단이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 총 40여명씩을 초청해 세계의 주요 이슈를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는 행사다. 올해 포럼에서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 저개발국 빈곤의 중요한 문제 해결 방법이란 점에 공감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토론됐다.

연설에 나선 바스웨단 총장은 ‘경제적 성과’보다는 ‘사회적 성과’를 앞세울 때 오히려 더 수준 높은 인력을 문제 해결에 모이도록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교육운동인 ‘멩아자르’(Mengajar)를 이끌고 있다. 멩아자르는 대학을 졸업한 인도네시아의 엘리트들이 농촌 마을의 작은 학교에 자원봉사 교사로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연결해주는 운동이다.

사회적 성과 앞세우자 우수 인재 몰려

눈부신 성공이 이어졌다. 처음 51명을 뽑는 채용과정에 1383명이 지원했다. 지금까지 총 242명의 교사가 배출됐는데, 지원자는 1만9518명이나 됐다. 정책이나 지원 대신 ‘사회운동’을 일으키는 데 성공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두메에 좋은 교육을 전파하는 것 이외에, 글로벌 인재들이 가장 어려운 지역을 체험하는 성과까지 거뒀다.

싱가포르의 이주노동자 교육단체인 아이다(aidha)에서 일하는 사라 매브리내크 상임이사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사회문제에 접근했다. ‘시장’을 키우는 방식이다.

싱가포르에는 많은 이주노동자가 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접국가인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이들은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라, 저축과 투자 개념이 부족하다. 그래서 월급이 들어오는 대로 모두 본국에 보내거나 지출해 버리고는 2~3년 동안의 이주노동을 마치고 귀국할 때가 되어도 빈손인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다가 착안한 사회문제는 여기 있었다. 타지 생활을 마친 뒤 귀국해서도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다면 이주노동자들에게 희망은 없는 셈이다. 거꾸로 이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가르친다면 이주노동은 희망을 찾는 과정일 수 있다.

아이다는 그래서 2년 과정의 경영교육 과정을 주말마다 연다. 이주노동자들은 여기 모여 어떻게 하면 돈을 모으고 사업을 계획하고 시작할 수 있는지를 배우고 서로 격려한다. 교육 수료생 상당수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사업을 일으켜 안정적 소득을 얻고 있다.

포럼 뒤 벤처캐피털 투자 성사되기도

매브리내크 이사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다보스포럼에서 주는 사회적 기업가 상을 타기도 하는 등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가다. 그런데 포럼에서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 사업을 다른 나라로 넓히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업, 금융, 언론, 엔지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참석자들은 토론을 시작했고, 사업 확장을 위해 사회적 벤처캐피털 투자를 추진하는 데까지 결론을 내렸다. 포럼 2주 뒤 매브리내크 이사는 새로운 사업계획을 완성해 실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서로 다른 지역,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을 모아 자유롭게 교류하면 새로운 답이 나온다’는 포럼의 철학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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