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7.03 11:27 수정 : 2012.07.03 11:27

[헤리리뷰] Special Report
여름방학 때 읽을 만한 초·중·고 경제서적

경제책은 정말 많다. 그러니 이번 여름 “나 책 좀 읽었어, 그것도 경제책씩이나 말이야” 하고 어깨를 으쓱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고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형 서점의 경제·경영 서가는 널찍이 펼쳐져 있고, 어린이 서가에도 경제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 독자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경제책들은 크게 두 갈래로 묶어볼 수 있다. 하나는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뿌리로 해서 우후죽순처럼 나온 ‘부자 되기’ 책들이다. 또 하나는 “사회 교과서를~” 하는 시리즈물들이다. 초등학생들이 수학보다 더 어려워한다는 사회! 그 사회 괴담을 물리치는 교과서 개념 해설서들이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탐구해 보고 싶고, 진짜 행복하게 사는 길을 찾는 데 보탬이 될 경제책을 읽고 싶다면,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책을 선정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에 부닥친다.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몇 권의 경제책을 소개한다.

일이나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친구라면 <나는 무슨 일 하며 살아야 할까?>(하종강 외, 철수와영희)와 <내 일을 부탁해>(함께 일하는 재단, 청어람미디어)가 좋겠다. 앞의 책은 개인과 공동체에서 일이 갖는 의미에 대한 통찰을 키워줄 것이고, 뒤의 책은 다양한 직업 세계를 탐험하며 나만의 명함을 구상해 보는 즐거움을 줄 것이다.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살고 싶다면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사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중학생은 <나에게 돈이란 무엇일까?>(이시백 외, 철수와영희), 고등학생은 <돈의 인문학>(김찬호, 문학과지성사)을 고른다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경제에 대해 좀더 깊이 들어가 보려는 청소년에게는 <작은 경제학자를 위한 자본주의 교과서>(강수돌, 웃는돌고래)가 알맞다.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지금 당연한 것이고,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자본주의가 사실은 인류 역사의 한 시기에 나타난 경제 체제일 뿐이라는 것과, 이를 인간의 얼굴을 한 체제로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알려준다.

소설 읽다보면 세상 이치가 저절로

초등학생은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배성호, 청어람주니어)가 쉽고 재미있다. 이 책은 나라 경제는 세계 10위권이 됐는데 우리의 행복도 그렇게 커졌는지를 물어보며, 혼자만 잘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살 때 사람은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경제 속에 숨은 광고 이야기>(프랑크 코쉠바, 초록개구리)는 우리 생활 속에 광고가 어떻게 스며들어 작동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알려준다.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 청년사)를 권하면 이게 왜 경제책이냐고 묻는데, 이 책은 소설이지만 무기산업이 어떻게 작동하면서 전쟁과 관련을 맺는지를 너무나 쉽게 설명해주기에 경제책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재미있다! 같은 맥락에서 <손수레 전쟁>(진 메릴, 다른)을 읽어도 좋겠다. 대형 트럭이 점령한 도시에서 손수레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종 코믹하게 그려진다. 대기업이 독차지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우화로 읽을 수 있다.

초등학생이라도 책읽기가 능숙하거나 중학생이라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박경화, 북센스)를 권한다. 이 책은 이미 이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책이다. 우리가 휴대폰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콩고의 고릴라가 살 곳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우리의 소비가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지구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꼼꼼하게 알려준다.

당연시했던 것들에 대한 물음표들

경제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파악하려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들은 매우 많다. 이러한 책들은 우리가 ‘물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물음표를 붙이게 만든다.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한윤형 외, 웅진지식하우스)는 성실히 일하는 단계를 넘어 ‘열정’까지 바쳐야 하는 노동의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게임, 방송, 영화, 정보기술(IT) 등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소유는 춤춘다>(홍기빈, 책세상)는 우리에게 세종대왕의 후손이 모든 한글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 녹색평론사)는 경제는 경제, 정치는 정치 아니냐는 우리의 분류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경제 제도를 민주화하는 과정의 첫걸음은, 경제적 정책결정의 대부분이 실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입니다. 이 결정, 이 정책은 정치적이라고 말하는 경우, 즉 그것은 전문가의 결정사항이 아니라 보통의 시민이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행장을 만드느냐 만들지 않느냐, 산호초를 파괴하느냐 파괴하지 않느냐, 도로를 넓혀서 또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파괴해서 자동차 사회로 만드느냐 않느냐. 자동차 사회로 된다는 것은 이미 운명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자동차 사회가 되지 않게 한다는 선택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경제적 민주화라는 것은 그러한 것을 결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박현희 서울 독산고 교사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