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9.25 14:01
수정 : 2012.09.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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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지역 단위신협의 중앙회 역할을 하고 있는 센트럴원 신용조합.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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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I 협동조합]
‘시중은행은 외국에 나가 경쟁하고 국내는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 신용조합)에 맡겨라’고 할 정도로 캐나다에서의 신협에 대한 관심과 신뢰는 상당히 높다.
브리티시컬럼비아(비시)주의 초창기 신협들은 같은 직종, 종교, 인종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요즘에는 대부분 지역사회 기반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캐나다 신협은 관할 주정부의 영향을 받으므로 적용되는 법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BC주 인구 40%가 조합원으로 가입
비시주의 신협은 어떠한 동력으로 성장하고 있을까. 먼저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이다. 캐나다에는 826개의 신협이 있으며 자산은 2780억달러이다. 이 가운데 비시주에는 45개의 개별 신협이 있으며 자산규모는 560억달러에 이른다. 비시주 인구의 40%가량인 184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캐나다 전체 신협의 자산규모와 비교할 때 비시주 신협은 그 수는 작지만 자산규모 면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산에 비해 신협의 수가 적은 것은 규모화를 위해 단위조합 간 합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화는 신협중앙회 활동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비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다양한 소규모의 지역중심기반형 신협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단위신협들이 운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중앙회가 있다. 바로 센트럴원 신용조합(central 1 credit union)이다. 센트럴원 신용조합은 기업이 아닌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단위신협 간 발행된 수표나 신용카드, 예금 또는 대출 등을 중개하거나 교환하는 구실을 한다. 또한 회원조직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지원 및 컨설팅 업무 그리고 정책 매뉴얼 개발 및 대정부 정책 제언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 단위신협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고땐 정부서 100% 예금지급 보장
신협의 두번째 성장동력은 건실한 운영구조를 들 수 있다. 프레드 와그너 센트럴원 부사장은 “다른 국내 금융기관과 달리 신용조합은 사고시 정부가 100% 예금 지급이 보장되는 정책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캐나다 금융기관”이라며 한국과 다른 점을 강조했다.
비시주 금융감독원은 매년 모든 신용조합을 대상으로 경영안전성과 조합원 예치금에 대한 보증보험부담금을 사정하기 위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각 단위신협은 각 주의 법 적용을 받으며 주식을 투자하는 등의 리스크가 발생하는 분야는 철저히 차단된다. 따라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예금·대출 업무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국채나 주정부채, 회사채 중에서도 트리플A급 정도라야 취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합원 중심의 서비스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들 수 있다. 신협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조합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규모화를 위한 합병은 조합원의 서비스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비시주에서는 신협에서 모기지(주택담보부대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일반 은행보다 이율이 낮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이율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일반은행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신협은 회원들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신협중앙회는 웹사이트(www.creditunionhelpinghere.com)를 운영하며 각 단위신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원봉사나 기부활동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등 신협의 가치관 확산을 위한 홍보 활동에도 열심이다. 신협을 통한 기부가 전체 캐나다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비시주 신협의 사례는 신협이 지역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 조합원 스스로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오게 하는 것 그리고 규모화, 안전한 경영구조, 지역사회에 대한 인식 등의 균형을 잘 맞출 때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뒤따른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밴쿠버/황인매 성공회대 사회적기업연구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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