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9.25 15:06
수정 : 2012.09.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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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전문 사회적기업 ‘크린서비스청’의 직원심리치유 교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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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I 케이스 파일
최근 우리 사회에 ‘힐링’ 열풍이 불고 있다. 날로 고도화하는 기계문명이 앗아간 ‘인간 존엄 되찾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무 중심의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와 예술을 접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려는 것이다.
최근 힐링이 사회적기업의 인적자원 관리에 활용되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0년 12월 청소 전문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크린서비스청’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기홍 대표가 이를 앞장서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는 취약계층의 사회적 일자리가 갖추어야 할 가장 큰 조건으로 ‘힐링’을 강조한다.
마음이 평안한 일자리 만들기에 중점
김기홍 대표는 “오랜 시간 가난에 시달린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일자리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을 넘어 몸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행복한 생활을 보장해주는 치유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가 이야기하는 청소 서비스는 가장 열악한 작업장 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객으로부터의 감시 영역은 그 어떤 서비스보다 넓다. 감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서비스란 얘기다. 규정에 따라 청소를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 고객 만족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김기홍 대표는 “몸과 마음이 치유되지 않은 직원이 현장에 투입됐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취약계층의 힐링을 위해 김 대표가 제안하는 것은 뭘까?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김 대표는 먼저, 경제적 치유책으로 적정임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현재 정부가 고시하고 있는 시간당 최저임금 4580원은 결코 생활임금이 아니라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내년 크린서비스청 사회적 일자리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7000원 안팎으로 정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적정임금 주고 심리치유 교육 곁들여
다른 하나는 심리치유를 위한 교육이다. 심리치유를 위한 교육은 성과 개선을 목적으로 한 일반 직무 또는 경력 관련 교육과는 다르다. 즐겁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공동체 모임이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모든 임직원이 매년 두 차례 참여하는 크린캠퍼스, 학력이 낮은 고령자들을 위해 외부 단체 주도로 운영중인 한글교실은 크린서비스청의 대표적인 힐링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크린서비스청은 업계의 다른 업체에 비해 매우 낮은 이직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직무 교육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사회적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균형있게 추구하기 위해 고안됐다. 사회적 일자리가 단순히 일자리를 위한 일자리가 되어선 안 되는 이유다. 크린서비스청의 사례는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았던 취약계층의 과거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감성적이고 인문학적 힐링 정책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jkse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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