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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11월26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렸다. 사회공헌정보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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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리뷰] ‘2012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을 마치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경영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사회공헌의 내용도 과거엔 기부 일변도였으나 기업 특성에 따라 다양하고 실용적인 프로그램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우리 사회가 양극화를 해소하고 상생의 공동체로 나아가는 데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겨레신문사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함께 열어온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이 5년차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 공모전은 기업에는 맞춤형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사회발전을 위한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한몫을 해왔다.
주관기관이나 참여기업은 해마다 공모전 주제를 정할 때 사회공헌의 세계적 트렌드를 제시하고 사회적 변화 및 경영환경의 변화를 반영해서 제시한다. 그럼에도 참여자들은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나아가 기업의 사업과 인력, 인프라 등을 연구해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220개 제안서 중 21개팀 수상 확정
‘스마트한 생각으로 세상을 움직여봐’라는 공모전 슬로건에 걸맞게 올해도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스마트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수확해 공모전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필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올해 공모전에는 모두 220건의 제안서가 접수되었다. 참여기업은 교보생명, 인천국제공항공사, 외환나눔재단, 한국타이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씨제이나눔재단 등 6곳이었다. 9월 한달 동안 기업별 심사를 했고 10월에 전문 심사위원회에서 프레젠테이션 및 인터뷰 심사를 거쳐 최우수 5개 팀, 우수 16개 팀을 합쳐 모두 21개 팀의 수상을 확정지었다.
올해도 눈앞에 잔뜩 쌓인 제안서를 보니 부담이 적지 않았다. 주제별로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제안서가 접수되었을까 하는 걱정에다, 기대에 맞는 제안서를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기업별, 주제별로 제안서를 분류하면서 우려는 사라지고 제안서 읽기에 빠졌다.
지자체 공무원·군인 등 도전 눈길
우선은 참가자들의 면면이 다양해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예전에는 사회복지 전공 학생이 주류였으나 이번에는 심리학과, 정치외교학과, 경영학과, 사학과, 광고홍보학과 등 전공과 관계없이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했다. 또 같은 학교 동아리, 여러 대학의 연합팀 등 참여 동아리의 양상도 다채로웠다.
아울러 제안서를 낸 이들의 신분이나 직업도 대학생, 비영리단체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 군인에 이르기까지 넓어진 점이 흥미로웠다. 이러한 관심계층의 확대는 반길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시민의 요구와 감시가 커졌다는 긴장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려운 주제는 응모작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최근의 화두인 ‘공유가치창출’(CSV)이나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모델처럼 쉽지 않았던 주제를 소화하며,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제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타이어 공유가치사슬 제안 놀라워
한국타이어 관련 최우수작인 ‘타이어 속의 환경을 생각하다’의 경우, 현직 군인 3명이 응모했다는 점도 특이했지만, 타이어의 주원료인 천연고무 수입국 농가를 포함한 공급사슬(Supply Chain)에서 친환경, 공정무역을 통해 공유가치를 창출한다는 아이디어를 접하고는 심사위원들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인천공항공사 관련 우수상을 받은 ‘신진작가를 위한 국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사회와 기업의 관심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이러한 제안을 접하면서 문화예술 분야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고, 인천공항공사가 가진 시설의 또다른 활용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동안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을 통해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많은 욕구가 표현될 수 있었다. 그중 일부만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나머지 아이디어들도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이나 프로그램 기획에 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영향을 미쳐왔다.
5년간의 성과를 말하자면,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 변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자평할 수 있다. 주최 기관인 한겨레신문사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그리고 참여기업이 제시한 주제에 대해, 과거에는 시민들이 멀찌감치 떨어져서 관망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기업들과 나란히 서서 기업들의 사회공헌에 관심을 보이며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는 점이 중요한 성과다.
아울러 참여기업에도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씨제이나눔재단 곽대석 소장은 시상식 참여기관 소감에서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지만 사실 기업이 가장 많은 것을 가져간다”며 “기업의 문화가 바뀌고 조직원들의 가치관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공모전에서 확인한, 참여자나 아이디어의 다양성과 깊이를 볼 때 2013년의 공모전에서는 시민들의 높아진 수준에 어떠한 주제로 부응하고, 어떻게 심사를 해야 할지 조금의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그 이상의 기대감도 부풀어오르고 있다.
임태형 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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