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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KB)국민은행은 안정적인 사회공헌활동 성과 창출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비영리기관과의 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2월26일 케이비아카데미 5주년 사업보고회 자리에서 각계 지역아동센터 전문가들이 모여 협력을 다짐하고 있는 모습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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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모델 ‘KB아카데미’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1조원 시대를 열었던 2004년, 사회공헌 전문가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그러니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고, ‘공급자’가 아닌 ‘수혜자’ 위주로 중장기적 호흡을 갖고 대해야 한다.”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전문가들의 생각처럼 기업 사회공헌활동이 필수 활동인 시대가 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를 보면, 2011년 국내 주요 기업 200여곳이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금액은 3조원이 넘었다. 7년 만에 세 배로 증가한 셈이다. 경상이익 기준으론 3.2%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일본 기업의 2.7%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다.
여전히 공급자 중심…단기성과 집착
사회공헌활동이 비용이라는 인식 역시 바뀌었다. 같은 조사에서, 기업 사회공헌활동 담당자 가운데 80% 이상이 “사회공헌활동을 계획할 때 회사의 경영전략과 연계해 진행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수혜자 중심 사회공헌활동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이 ‘비용’에서 ‘투자’로 선회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을 직접 챙기는 기업이 늘었다. 사회공헌활동 규모가 증가하면서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경향은 공급자 위주 사회공헌활동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사회공헌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 반해 비정부기구(NGO)나 비영리기구(NPO)를 통한 간접 프로그램의 비중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활동이 기부를 비롯한 간접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교육 및 학술연구 분야의 비중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교육·학술연구 지원 비중 감소 뚜렷
2004년 전체 사회공헌활동 기부금 비중에서 교육 및 학술연구가 차지했던 비중은 42.6%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6년여가 지난 2010년 이 수치는 21.3%를 기록해 딱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교육 및 학술연구 분야 사회공헌활동의 간접 운영 비율이 전체의 90%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 및 학술연구 분야의 사회공헌활동 비중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기업과 전문성을 가진 비영리기관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 사례가 있다. 바로 ‘케이비(KB)아카데미’다. 케이비아카데미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교육 및 훈련을 위해 케이비국민은행이 지원하고,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운영을 맡고 있는 지원센터다.
케이비아카데미가 담당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교육훈련을 지원한다. 지역아동복지사 과정을 만드는 한편, 운영자와 실무자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골라 담은 주제교육 케이비플러스(Plus+)를 운영한다.
둘째, 확산과 보급을 위한 교육개발을 들 수 있다. 교육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제작에 힘을 기울이는가 하면, 교육 교재 및 매뉴얼 개발을 통해 보급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셋째, 교육기반 조성이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 경기, 대전 지역에 교육장을 확보하고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한 번 이상 다녀간 사람이 2만명 넘어
케이비아카데미의 이러한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열매를 맺고 있다. 2008년 9월 첫 교육이 시작된 뒤, 2012년 12월까지 모두 849회의 교육이 진행됐으며, 적어도 한 번 이상 교육장을 다녀간 인원만 2만여명에 달한다. 누적인원으로 따지면 4만명을 훌쩍 넘겼다.
특히 매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교육 인원수가 급증 추세에 있다. 단적인 예로, 2009년 120여회 교육에 2500여명 참가에 그쳤던 교육생이 2011년엔 약 250여회 강의에 6500여명의 지역아동센터 종사자가 참여해 2.5배가량 늘었다. 교육 1회당 수강생 역시 20명에서 26명으로 약 30% 늘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성공적인 사회공헌활동 성과를 가능하게 했던 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케이비국민은행의 지속적인 지원을 들 수 있다. 지난 5년간 케이비국민은행이 케이비아카데미 사업에 지원한 금액만 27억원이다. 케이비국민은행이 지원하는 교육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케이비아카데미의 지속적인 지원은 교육 프로그램의 질적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지속적 지원과 전문성이 만든 시너지
케이비아카데미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는 말했다. “교육은 일정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사업입니다. 케이비아카데미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비국민은행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에 어려웠던 시간을 딛고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교육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케이비국민은행의 지속적인 지원과 더불어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현장 전문성도 빼놓을 수 없는 성장 동력이다. 특히 철저히 수요자 중심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위해 현장과 지속적인 소통을 한 흔적이 교육 프로그램 곳곳에 녹아 있다. 행정서식 작성 및 절차, 사업계획서 제안, 운영위원회 구성 및 활성화, 모금 기획 및 전략과 같은 교육 과목은 케이비아카데미 소통의 결과가 낳은 산물이다.
2013년 케이비국민은행과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지난 5년을 거울삼아 새로운 5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육 과정을 좀더 다양화하고, 보급·확산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론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케이비국민은행은 사단법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원하는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에 큰 자부심과 함께 고마움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돕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방법론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케이비아카데미 사업을 총괄 진행하고 있는 박상용 케이비국민은행 사회공헌팀장의 말이다.
기업과 전문성을 갖춘 비영리기관이 만나 우수한 사회공헌활동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케이비아카데미의 5년 뒤 모습이 기대된다.
서재교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jkse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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