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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회적기업 현주소는
영국의 소셜 엔터프라이즈 유케이(Social Enterprise UK)가 2013년 영국 사회적기업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878건의 전화통화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취합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영국 사회적기업의 최근 현황과 지난 몇 년간의 추세를 살펴봤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미래를 점쳐보자. (편집자)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활동중인 사회적기업은 무려 7만개에 이른다. 이곳에서 100만개의 일자리, 240억파운드(42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만들어진다.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사회적기업은 전체의 32%, 감소한 사회적기업은 18%다. 사회적기업의 경영 실적이 일반 중소기업 실적보다 좋은 편이다. 사회적기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3%가 2~3년 뒤에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 중소기업보다 경영 실적 월등
응답한 사회적기업 중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이 55% 정도다. 손실을 보고 있거나 손익분기점에 이른 상태인 사회적기업은 각각 22%와 18%로 확인되었다. 2011년 조사 때 사회적기업의 매출 중앙값이 2만4000파운드였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정부의 긴축 재정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올해는 매출 중앙값이 1만8700파운드로 하락했다.
기업 클수록 이익 실현 비율도 높아
사회적기업의 손익 달성은 기업 규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매출 1만파운드 미만의 기업 중 32%만 이익을 내고 있지만, 100만파운드 이상 규모의 기업 76%가 이익을 냈다. 2012년 기준 연매출이 1만파운드(1800만원) 미만인 사회적기업이 전체의 11%이다. 반면 100만파운드(18억원)를 초과하는 사회적기업은 전체의 18%에 달했다. 500만파운드(90억원) 이상인 기업이 전체의 8%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쭉쭉 커가는 사회적기업도 많지만, 대부분은 소규모 또는 매우 영세한 수준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규모 면에서 전체의 57%가 9명 이하의 근로자를 고용했다. 10~49명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의 비율이 전체의 20%이다. 25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도 전체의 1%였다. 수입의 76~100%를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로 조달하는 사회적기업이 전체의 72%에 달한다. 사회적기업 수입의 32%가 ①B2C에서 발생된다. ②B2B와 ③B2G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의 비율은 각각 50%, 52%에 이른다.
수출·보건의료·돌봄분야 창업 증가
최근 설립된 사회적기업은 두가지 면에서 이전에 설립된 사회적기업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창업기 사회적기업의 11%가 수출 또는 해외 관련 사업을 한다. 둘째, 보건의료(전체의 15%), 돌봄(16%), 교육 등 분야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이 활발하다.
특징적인 것은 2011년 조사에서 사회적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이 6%에 불과했으나 2년 만에 이 비율이 20%로 증가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38%가 영국 내에서 가장 취약한 하위 20% 계층과 관련된 사업을 한다. 이는 중소기업의 12%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사회적기업의 52%가 적극적으로 사회 약자를 고용한다.
지역사회를 범위로 하는 사회적기업이 전체의 23%이고, 하나의 행정 단위 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전체의 15%이다. 몇 개의 행정 단위를 포괄하는 범위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15%, 전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전체의 21%에 이른다. 양조장, 도축장, 건설, 해양안전, 곡물창고까지 다양한 업종의 사회적기업이 있으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사회적기업은 서비스업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업지원(16%), 교육(16%), 직업교육(14%), 주거(13%), 소매(11%), 정보통신(ICT) 관련(7%) 등의 차례로 업종 구성이 이뤄졌다.
신제품·서비스 개발 등 혁신 노력 활발
조사 시점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사회적기업의 56%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는 중소기업의 43%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은 통상적으로 기업 혁신의 지표로 사용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반 중소기업보다 사회적기업에서 혁신이 좀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성장과 혁신을 위한 전략으로 고객 확보와 신제품 개발을 택했던 기업이 각각 79%와 56%이다.
사회적기업의 68%가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한다. 최근 창업한 사회적 기업은 74%가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한다. 사회적기업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을 증명하려는 문화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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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설립된 영국의 대표적인 돌봄복지서비스 제공 사회적기업 아발론. 희망제작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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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가 여성 리더…타기업 비해 압도적
사회적기업 리더들의 출신 분야를 살펴보면 전체의 35%가 영리 영역, 공공기관 출신이 전체의 33%, 자선단체 등 3섹터가 17%, 다른 사회적기업이 10%, 첫번째 직장인 경우가 5%에 달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39%가 여성 리더에 의해 운영된다. 동일 항목에 대해서 중소기업이 19%, 푸치(FTSE) 100대 기업이 3%인 것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자본조달 어려움”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 제고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이 “자본조달의 어려움”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창업기 사회적기업이 꼽은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금이나 펀딩 부족(40%), 유동성 문제(25%), 마케팅 문제(21%), 사회적기업에 대한 시민이나 공공영역의 이해 부족(17%), 경영전문성 부족(12%), 금융전문가 부족(12%), 정부 긴축 재정이나 경기 침체(11%)로 나타났다.
사회적기업이 조달하고자 하는 자금의 중앙값은 5만8000파운드(약 1억원)이다. 이는 외부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최소금액을 밑도는 규모다. 그간 사회적 투자가 활발하지 못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도 사회적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훨씬 건전하다. 사회적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정부의 공공구매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던 2년 전 조사보다 창업자 수가 더욱 많아졌다. 이는 다른 세대보다도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사업을 하려는 성향이 훨씬 강한 청년 세대의 참여, 불황기에 창업자가 증가하는 경제적 요인, 1, 2, 3섹터 간 전통적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사회 트렌드에 기인한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조우석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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