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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26 16:24 수정 : 2014.06.26 17:01

[헤리 리뷰] 스페셜 리포트
주목받는 ILO의 ‘스코어’ 교육 활동

중국의 중소기업 사회책임경영(CSR)에 대한 교육과 지원엔 국제기구와 비영리단체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중국·몽골사무소의 ‘스코어’(SCORE)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경쟁력과 책임을 갖춘 지속가능한 중소기업’을 목표로 한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이다.

중국·몽골사무소는 중국의 전기전자 제조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 50곳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코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스코어 프로그램은 일터 내 협력을 비롯해 품질경영, 생산성 향상, 인적자원 관리, 작업장 안전 및 보건 5개 분야에 대한 교육과 지원으로 구성된다.

경영진과 중간관리자에 우선 초점

이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국 쓰촨성 하봇전자의 사례를 살펴보자. 하봇전자는 임직원 300명의 전압기 생산·조립업체로 독일 전자기업의 주요 협력업체다. 하봇전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진 스코어 교육은 초기에는 직원들의 외면을 받았다. 업무시간에 교육과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담과 새로운 업무가 가중된다는 불만과 우려 때문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교육을 담당한 전문가 그룹은 회사의 최고경영진과 중간관리자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작업장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가 개선되면 그 결과 해직률이 낮아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스코어 프로그램의 긍정적 성과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을 수료한 하봇전자 경영진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다시 일반 직원들에게 스코어 프로그램의 유효성을 전파했다.

중국·몽골사무소의 스코어 사업 담당자 저우제는 “작업 과정과 작업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게 스코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일터 내의 관계 개선이 우선되어야 작업장 환경이 개선되고 나아가 생산성 향상도 가져올 수 있다”며 “경영진과 직원의 소통 방법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교육하고 각 기업에 적합한 방식을 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봇전자는 생산라인 개조를 위해 생산직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 회의 결과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좋은 의견은 곧바로 현장에 반영했다. 참여 직원들한테는 성과보수를 제공했다. 사무소 쪽은 “이 업체는 스코어 교육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직원 임금을 20% 이상 올렸다”고 밝혔다.

교육받은 기업엔 노동환경 감사 면제

중국·몽골사무소는 스코어 사업의 보급을 위해 중국 정부 및 기업 협회와의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의 프로젝트 기한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도 자체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엔 국가안전생산관리국과 협력해 기업교육 전문기관에 스코어 교육을 진행할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지역 기업들에 교육을 전수하도록 했다. 올해 초엔 중국전국기업연합회와 매년 예산 대비 일정 비율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협회 회원사들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유럽수입유통협회 ‘노동환경감사’(BSCI)와 업무협력을 맺고, 스코어 교육을 받은 중국 기업은 1년 동안 관련 조사를 면제해주고 있다. 유럽 유통기업들은 가입 회원사의 협력업체에 노동환경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2015년부터 노동위험국 목록에 등재된 나라들의 협력업체는 반드시 감사를 받고 관련 서류를 제출하게 돼 있다.

저우제 담당자는 “중국 중소기업은 외자기업의 CSR 요구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없이는 실제로 CSR을 실행하기 어렵다. CSR 실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소기업 경영진과 직원들의 인식변화를 통해 CSR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은경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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