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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26 16:35 수정 : 2014.06.27 19:44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피해지역에 위치한 엔이시의 이치노세키 공장 내부 모습. 엔이시 제공

[헤리 리뷰] 스페셜 리포트

대지진 2주만에 피해복구한 NEC의 비결

“영업연속성 계획(BCP)은 사회책임경영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만난 스즈키 히토시 국제사회경제연구소 이사의 말이다. 그가 대표이사로 있는 국제사회경제연구소는 일본 최대 통신·전자회사인 엔이시(NEC) 그룹의 싱크탱크이다. 스즈키 이사는 영업연속성 계획을 통한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업연속성 계획이란,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과 실행계획이다. 이를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을 영업연속성 관리(BCM)라고 한다. 스즈키 이사는 “영업연속성 계획을 수립하려면 우선 위험요소들을 파악하고, 그다음엔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경영활동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 전략과 활동을 수립해야 하는데, 이것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정의하는 사회책임경영의 과정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지진 발생 9분만에 대책본부 설치

스즈키 이사는 엔이시가 겪은 2가지 사례를 예로 들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참사 당시 주요 피해지역 5곳의 공장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연속성 계획과 관리 시스템을 통해 2주 만에 모두 조업을 정상화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엔이시는 지진 발생 9분 만에 최고책임경영자를 본부장으로 한 ‘중앙영업연속성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피해 확인과 복구에 나섰다.

하지만 2011년 7월 타이의 대홍수 피해 때는 사정이 달랐다. 타이에는 엔이시의 현지생산법인 2곳이 있었는데 조업이 정상화되기까지 약 7개월이 걸렸다. 그것도 법인 한 곳은 일본으로 생산과정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옮기고, 다른 한 곳은 결국 새로운 부지를 찾아야만 했다. 스즈키 이사는 “이 경험은 국내외 현지법인과 협력업체 등 공급망의 위기관리도 엔이시의 영업연속성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런 경험을 교훈 삼아 현재 엔이시는 ‘공급망 영업연속성계획 가이드라인’을 모든 협력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공급망의 대부분인 중소기업은 아직 자체적으로 체제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매출의 50% 이상이 엔이시로부터 발생하는 협력업체와는 영업연속성 계획을 함께 수립하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치노세키 공장은 영업연속성 계획 및 관리체계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2주 만인 2011년 3월23일 조업을 재개했다. 엔이시 제공

모든 협력업체에 가이드라인 제공

공급망 전체의 위기대응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움직임은 일본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의 모임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는 2013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공급망과 지역사회, 산업 간의 연계를 통한 영업연속성 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경제산업성)도 영업연속성 계획에 대한 자체 평가지표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평가지표는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계되었으며, 약 70개의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체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국내의 경우 2006년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기관 건전성에 관한 바젤협약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연속성 계획 모범규준을 만들었고, 현재 금융권과 일부 대기업에서 영업연속성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도쿄/양은영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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