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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30 11:44 수정 : 2014.09.30 11:44

’국제협동조합연맹 연구회의’(ICA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크로아티아 풀라 시내에 위치한 협동조합 현장을 방문해 각자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제공

ICA 콘퍼런스 참가기

협동조합 연구자들의 가장 큰 교류의 장이자 축제로도 불리는 ‘국제협동조합연맹 연구회의’(ICA 리서치 콘퍼런스)가 지난 6월25일부터 4일간 크로아티아의 풀라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두고, 단순 학술행사가 아닌 협동조합 연구자들의 축제라 일컫는 이유는 다양한 협동조합 연구자 간 학술 교류에 있다. 기성 연구자뿐만 아니라 젊은 협동조합 연구자와 현장 전문가 그리고 대학생까지 어우러져 협동조합 관련 지식을 탐구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명성이 높다. 콘퍼런스 시작에 앞서 진행하는 ‘청년 연구자들 모임(Young Scholars Workshop)’은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임이다.

올해 워크숍 공동 주최자인 유라이 도브릴라 대학교 밀퍼드 베이트먼 교수는 ‘왜 협동조합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라는 흥미로운 주제 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사기업들엔 법인세를 비롯해 각종 지원책을 끊임없이 쏟아내면서 유독 협동조합에 대해서만큼은 자율과 독립을 이유로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는 데 대한 부당함을 제기했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혁신을 이뤄낸 만큼 사회 혁신을 지향하는 협동조합 역시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이 발표의 요지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국가별 사례, 농업과 금융 등 협동조합 유형별 사례, 제도와 교육, 그리고 네트워크 등 협동조합 기반 연구 등 3일간 46개 세션이 진행됐다. 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에선 교수 2명, 석·박사 과정 학생 6명이 교육 관련 세션에 발표자로 참여했다.

먼저, 협동조합 교육의 발전 방향에 대한 발표에서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교의 조애나 데니스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이미 영국 내 중등학교 중 협동조합 학교(Co-operative School)가 700곳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교육과정에 협동조합 관련 교과목을 추가하고 협동조합 거버넌스 모델을 학교에 적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과거 지방정부가 학교를 관할하고 지배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개별 학교가 지역사회와 학생, 교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학교운영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거버넌스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운영에 협동조합 개념을 직접 도입한 연구도 흥미로웠다. 영국 로햄프턴경영대학원의 리베카 보든 교수와 캐서린 부처 박사는 대학이 협동조합 운영원리에 적합한 공공조직이라 주장하며, 현재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연구 중인 ‘지식경제대학(UNIKE: Universities in the Knowledge Economy)’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대학은 사회·경제·문화적 측면에서 공공 지식 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공동소유 모델을 채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었다.

다양한 연구자들이 모인 만큼 연구 발표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특히, 협동조합 대학과 관련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협동조합 대학을 만들기 위해선 거버넌스뿐만 아니라 자원 조달 방식과 운영 원리까지 모든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지만, 이는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콘퍼런스를 마칠 즈음,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가 머릿속을 스친다. 콘퍼런스 첫날 저녁, 캐나다 출신 세계적인 협동조합 연구자 고 이언 맥퍼슨 교수를 기리는 행사 때였다. 기성 연구자와 청년 연구자들이 한데 어울려 세계적인 석학의 업적과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이번 콘퍼런스가 단순히 지식과 학문을 나누는 장을 넘어 따뜻하고 사람 냄새 가득한 축제로 기억되도록 이끈 내 마음속 한 컷이었다.

장승권 성공회대 대학원 협동조합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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