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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30 16:11 수정 : 2015.07.01 16:28

파머스페이스 임직원들. 파머스페이스 제공

SK행복나눔재단의 사회목적투자 사례

사회목적투자(임팩트투자)는 사업 모델에 사회적 가치를 담은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 벤처 등에 투자해 사회에 영향(임팩트)을 주는 행위다. 과연 사회목적투자 대상 발굴부터 투자 결정, 성과 분석 등은 어떻게 이뤄질까?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사회목적투자자 중 하나인 에스케이(SK)행복나눔재단의 사례를 따라가 보자.

‘파머스페이스’는 유통상들과 교섭력이 부족한 취약 농가의 생산 작물들을 유통·판매하는 부산시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취약 농가의 ‘못난이’ 과일을 수매해 생과일주스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곳은 2013년 12월 행복나눔재단의 투자를 받아 오프라인 매장 3호점을 개장했다. 행복나눔재단은 파머스페이스의 사업 모델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 확장성을 기대해 투자를 결정했다.

취약농가 생산 작물 판매 기업에 투자

이처럼 사회목적투자자는 투자로 인해 얼마나 더 많은 사회적 영향이 창출될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다. 행복나눔재단은 투자 대상 선정 때 사회적 기업가 정신, 사회적 가치 창출 잠재력,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 및 역량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파머스페이스를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때도 ‘다른 직거래 유통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협동조합 방식과 견줄 때 비교우위가 있나?’, ‘다른 농산물 유통 관련 사회적 기업과 비교할 때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혁신적인가?’,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취약 농가들의 소득이 증진될 수 있는가?’ 등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투자를 결정한 뒤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된 투자 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 투자 결정 이후 행복나눔재단이 파머스페이스에 요구했던 사항은 ‘취약 농가 가처분소득 증대’라는 소임이 달성되도록 유통의 절반 이상은 소농가에서 구매하자는 것이었다.

사회 영향과 재무성과 종합해 성패 판단

투자금이 집행되면 투자 이후 창출되는 사회영향과 재무적 성과를 종합해 투자의 성패를 판단한다. 행복나눔재단의 경우 사회영향평가 전문기관인 ㈜한국임팩트평가와 함께 투자한 곳의 사회영향을 ‘화폐’ 단위로 수치화한다. 사회적 영향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측정하는 도구로 화폐 단위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일자리 창출이 미션인 사회적 기업에 투자했다면 투자 이전에 비해 더 많이 창출된 일자리의 사회적 영향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같은 값이 나온다 해도 일자리 창출과 빈곤 해소처럼 서로 다른 사회적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다. 사회적 가치의 우위를 비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 전후 달라진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에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창출되는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과정은 자칫 흐려지기 쉬운 미션과 비전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파머스페이스는 대학가 주변 오프라인 매장들의 인기가 좋아 매출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였다. 당연히 매출액이 늘어나는 만큼 창출되는 사회적 영향도 그에 비례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평가해보니 기대만큼 사회적 영향이 측정되지 않았다. 이유는 여름철 인기 메뉴인 멜론빙수에서 찾을 수 있었다. 소농이나 취약농가에서 멜론을 대규모로 생산하기 어렵기에 파머스페이스는 몇몇 농가에서 멜론을 소규모로 수매해왔었다. 장사가 잘되다 보니 과일의 소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취약 농가에서 가져온 멜론은 금방 동나버릴 때가 많았다. 그럴 경우 어쩔 수 없이 근처 시장에서 과일을 사오곤 했던 것이다.

못난이 과일로 바꿨더니 사회영향 2배로

파머스페이스의 사업 모델을 나타낸 그림.
이에 행복나눔재단과 ㈜한국임팩트평가는 파머스페이스에 소농이나 취약 농가가 많이 재배하는 딸기 등을 이용한 빙수나 못난이 과일을 이용한 신메뉴 개발을 제안했다. 또한 약간의 재고 위험이 있더라도 취약농이 생산하는 과일을 여유 있게 수매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주었다. 파머스페이스는 이러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사업에 반영했고, 1년 만에 사회적 영향이 두 배로 증가했다.

파머스페이스처럼 사회목적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행복나눔재단의 조미현 사회적기업지원팀장은 “사업계획서 작성과 같은 문서 작업 능력은 다소 부족해도 괜찮다. 하지만 본인들의 사업으로 어떠한 사회혁신을 가져오려 하는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목적투자자들은 투자로 인해 사회가 변화하는 것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은영 한겨레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y.y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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