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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체, ‘찌라시’ 에도 작전세력? |
통신업계 정보 포장해 경쟁업체 등 흠집내기 이용
통신업체들의 ‘찌라시’(정보지)를 이용한 정보통신부 관료 및 경쟁업체 임원 흠집내기가 지나쳐,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보지 폐해는 최근 들어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정보지 내용을 보고받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지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한 이동통신 업체의 대외협력담당 임원은 13일 “정통부 관료나 통신업체 임원의 사생활을 들추거나, 통신업체 임원을 특정 정치인 내지 정통부 정책담당자와 연결짓는 내용이 정보지에 자주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내용은 통신업체간 이해가 엇갈리는 정책이 결정되거나 인사 때마다 더욱 잦아진다”고 덧붙였다.
다른 통신업체의 대외협력담당도 “정통부의 누가 퇴직 뒤 어느 업체로 가기로 이미 내정돼 있고, 누가 향응을 받아 뒷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자주 오른다”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김창곤 전 정통부 차관도 물러난 뒤 케이티 사장으로 가기로 했다는 소문이 정보지를 통해 퍼져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통신업체들은 정책결정을 유리하게 이끌거나 껄끄러운 정책담당자나 경쟁업체 임원의 발목을 묶기 위해 정보지를 활용하고 있다. 출처가 드러나지 않는 정보지의 특성을 악용하는 것이다. 또 일부 업체는 정보지 내용의 생성과 정보지의 유통 과정에 밝은 전문가를 영입해 ‘작전’을 펴고, 그럴싸하게 포장된 일부 내용은 정통부의 다면평가에 반영돼 인사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말 통신업계에는 진 장관이 정보지 내용을 보고받는다는 얘기가 퍼졌다”며 “이 때부터 통신업체들의 정보지 활용이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정통부 산하기관장들까지 정보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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