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위에 사실왜곡 등 시정요구
LGT, 'KT 자극' 퍼포먼스.광고전 계속
집안이나 사무실내에서 유선전화 요금으로 이동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LG텔레콤[032640]의 '기분 존(Zone)' 서비스를 놓고 LGT와 KT[030200]가 마침내 정면으로 충돌했다.
KT는 22일 통신위원회에 LGT의 사실 왜곡을 시정하고 국민 통신요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금제를 중단하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KT는 그동안 LGT가 KT의 집 전화를 끌어들여 기분존 서비스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대응을 삼가며 '노 코멘트'로 일관해왔으나 기분존 서비스 가입자가 1만명에 육박하는 등 KT의 유선전화를 위협함에 따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T의 기분존 서비스가 SKT 등 이동전화 업계로 확산될 경우 유선전화의 매출 감소세가 가속화할 것도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분존 서비스는 블루투스(Bluetooth) 기능이 탑재된 작은 플러그 형태의 소형 기기(기분존 알리미)를 집 또는 사무실 등 원하는 장소에 설치하면 반경 30m(약 48 평)이내의 거리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더라도 유선전화 수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통 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LGT는 지난달 25일 기분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가출한 집전화를 찾는다'는 내용의 퍼포머스를 KT 광화문 사옥과 분당 본사, 대학로 등에서 계속하는 한편 일간지에 기분존 서비스의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의 '호소문', '사과문' 형태의 광고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퍼포먼스와 광고를 통해 KT를 자극하면서 또다시 한판 싸움을 걸어 논란을 부추켜 서비스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이즈 광고기법'이다.
LGT의 이같은 전략은 KT가 그동안 '무대응'에서 통신위 신고로 응수함으로써 일단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T는 LGT의 광고공세에 자사 집전화 가입자의 이탈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LGT가 광고를 통해 유선전화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어 이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통신위에 신고한 것"이라며 "LGT의 기분존 서비스 때문에 KT의 집전화 가입자들이 이탈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LGT도 KT의 이같은 반응에 동조하고 있다. LGT 관계자는 "기분존 서비스는 사실 KT 집전화 가입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F에 이런 서비스가 없음을 강조함으로써 SKT와 KTF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LGT는 22일 현재 기분존 서비스 가입자가 9천900여명에 이르며 이날중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분존 가입자중 기존 LGT 가입자는 25% 가량이며 나머지 75%는 신규 또는 타사에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라고 LGT는 전했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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