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의 도약, ‘양보다 질’ 추구한다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위키피디아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등 변화를 시도할 태세다.

7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의 창설자 지미 웨일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두번째 '위키피디아 연례회의'에서 "성장의 시대에서 품질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위키피디아의 '변신'을 시사했다.

최근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자료의 정확성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비교하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위키피디아 자료의 정확성이 많이 향상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게 이런 발언의 배경이다.

참석자들은 위키피디아의 정확성 향상을 위해 임의로 선택되는 수록 항목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과 항목 편집에 기여하는 개인의 관심사나 취향에 의해 항목의 정확성이 좌우되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이트 관리 자원봉사자 중 한명인 알렉스 쉔크는 위키피디아와 "관련된 유명한 농담 중 하나는 웬만한 과학 분야에 대한 정보보다 '포켓몬스터'에 관한 자료의 품질이 더 좋다는 점이고 이 말이 맞다"며 정보 편향이라는 문제점을 인정했다.

위키피디아에는 120만여개의 항목이 등록돼 있지만 이 항목들에 대한 정보를 수록하고 편집하는 사람들은 일부 '매니아'들이며 이들 중 400명이 이번 회의장을 찾기도 했다.

위키피디아가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던 첫번째 회의와는 달리 이번에는 하버드 법대 캠퍼스에서 열렸으며 아마존닷컴과 노키아, 코카콜라같은 후원 기업도 생겼다.

'위키'라는 이름이 하와이 원주민어로 '빠른'이라는 뜻인 것처럼 빠른 항목 수정이 위키피디아의 특징이었지만 위키피디아는 항목 수정이 쉽지 않은 책 또는 다른 기존 매채로 자료집을 펴낼 계획이다.

지미 웨일스는 한가지 판본은 인터넷에서와 같이 수정을 자유롭게, 다른 한가지 판본은 고정된 항목을 수록해 독일어판으로 먼저 만들어낼 예정이라며 반응이 좋으면 영어로도 같은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항목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위키피디아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도 이전보다는 두드러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진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