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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서 주총 열린다 |
미국의 3D 가상현실서비스 세컨드라이프가 선보이는 다양한 서비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오락적 사교활동 뿐 아니라 기업의 주주총회 등 경제활동은 물론 프랑스 사회당 등을 비롯한 각국 정당의 활동무대가 되고, 학회 등의 연구활동도 활발하게 펼쳐지는 등 서비스 영역이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명기업들이 단순한 기업홍보를 벗어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세컨드라이프에 진출하는 등 가상현실보다는 실질적인 효과를 겨냥한 활동도 두드러지고 있다.
김율 린든랩 한국지사장은 "지난해 12월 린든랩의 주주총회가 세컨드라이프의 가상회의실에서 열렸다"며 "세컨드라이프가 대기업의 광고 등 단순한 상업행위에 머물지 않고 근무환경에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6일 강조했다.
세컨드라이프에서는 문을 열고 가상회의실로 들어서는 것에서 귓속말, 1대1 대화, 발표 등의 다양한 언어표현이 가능하고 대화기록까지 남길 수 있어 실제 기업회의와 환경이 흡사하다는 설명이다.
세컨드라이프는 미국 IT기업인 린든랩이 지난 2003년 선보인 서비스로 이용자가 아바타를 이용해 온라인 세계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회사로부터 섬을 구입해 집을 짓고 친구를 사귀는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땅이나 건물ㆍ옷 등을 사고파는데 가상화폐인 린든달러가 통용된다.
김 지사장은 "IBM이 세컨드라이프에 입점한 것도 단순한 기업홍보 때문이 아니다"며 "IBM이 전세계 개발진 회의를 개최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상회의로 대체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IBM은 지난해 말 회사 투자 발표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프라인 회의 뿐 아니라 세컨드라이프 내 가상회의에서도 동시에 진행한 바 있다.
또 직원채용과 훈련까지도 가상회의를 통해 실시하기도 했다.
김 지사장은 "지난해 미국 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탄소가스 배출 억제운동인 `카본 뉴트럴(Carbon Neutral)' 진영에서 세컨드라이프가 환경친화적인 기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웹서비스로 손꼽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경제활동 외에도 전세계 각국의 정치활동도 세컨드라이프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프랑스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사이버 참여 민주주의' 선거전을 펼치기 위해 세컨드라이프에 가상의 사무실을 개설해 유권자와 소통하고 있다.
또 장-마리 르 펜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 측은 루아얄 진영보다 먼저 이 사이트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네티즌도 3D 가상공간에서의 정치활동에 적극적이다. 한 단체는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국민전선 가상 사무실에 접근, 국민전선이 사라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 하버드 법대는 지난해 하반기 세컨드라이프에 `법과 여론재판(Law in the Court of Public Opinion)'이라는 법학 강좌를 개설, 수강인원이 다 차기도 했다.
그 외에도 미국심장협회 등 학계의 가상활동도 활발하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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