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폭발 아닌 발열 사고 가능성 높아
지난 28일 충북 청원에서 일어난 휴대전화 사고는 배터리 폭발이 아니라 발열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9일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연구그룹 엄승욱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휴대전화 배터리 폭발 사고에서는 사고가 난 휴대전화처럼 배터리가 전화기에 녹은 채 달라붙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이다. 사고가 난 휴대전화처럼 배터리가 전화기에 녹아 붙는 것은 보통 배터리가 충격 등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높은 열이 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면 배터리는 산산조각이 나 형체를 찾아볼 수 없어야 한다는 게 엄 연구원의 설명이다. 전기연구원에서 배터리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엄 연구원은 "보통 휴대전화의 배터리가 폭발하면 본체에 붙어 있을 수 없고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진다"며 "사고 휴대전화의 사진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배터리에서 높은 열이 나 녹아내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에 따르면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하는 원인은 크게 주변 온도의 상승, 전류의 급상승 또는 외부적 충격 등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충전기와 배터리 보호장치가 모두 고장나거나 배터리의 +, - 단자가 금속 물질에 닿을 경우 순간적으로 전류가 급격하게 올라가 열이 발생하고 배터리 내부의 음극과 양극을 가로막는 고분자 물질이 수축된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안의 전해액이 열로 인해 가스로 바뀌면서 내부의 압력이 증가해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외부로부터 배터리가 충격을 받아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막이 찢어져 절연 상태가 깨져도 전류가 급격하게 올라가 마찬가지로 열이 발생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그러나 엄 연구원은 "배터리 안전성 시험 중에 휴대전화에 쓰이는 소형 리튬-이온 건전지가 폭발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면서 "충격이나 열을 가할 경우 심하면 불이 붙기도 하지만 휴대전화용 소형 배터리는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엄 연구원은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져 유통되는 휴대전화 배터리의 경우 폭발 위험은 매우 낮다"며 "특히 폴리머 전지의 경우 케이스가 고분자 필름으로 덮여 있어 폭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낮아진다"고 말했다. 진규수 기자 nicemasaru@yna.co.kr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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