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그가 2008년 3월 그의 생각을 180도 바꾸게 된다. 그가 한 강연에서 PC의 시대가 아니라 TV의 시대를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 향후 10년 내 PC가 아닌 (인터넷에 연결된) TV로 각종 정보를 집에서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해서 PC가 TV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TV안으로 들어가게 될것이라 본 것이다. 그리고 음성·필체인식 소프트웨어가 보편화되면서 책상에서 PC가 사라지고, 대신 음성인식 센서나 동작감지 카메라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해서 PC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PC가 아닌 TV로 사람들이 세상의 정보를 얻게 된다는 그의 말은 PC의 시대를 대변하던 최고의 인물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 보여진다. 이런 TV와 PC의 위상 변화나 기능의 통합이라는 현상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리고 바로 IPTV라는 것이다. IPTV를 통해서 PC가 셋탑박스의 형태로 TV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초기의 IPTV는 진입을 하기 위해 최소한의 가격으로 공급이 되어져야 하기 때문에 현재 IPTV를 위해 시중에 나타나고 있는 TV들은 그 기능이 PC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부분의 역할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서히 TV가 PC를 받아들이며 궁극적으로는 대부분의 PC 기능들이 TV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가전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되어있는 TV와 셋탑박스의 형태로 TV와는 따로 판매되어 TV에 PC의 일부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 이 두가지 형태로 PC가 TV로 융합이 되어지고 있다. 물론 TV로 PC의 기능들이 흡수되어 들어간다고 해서 PC가 사라질 것이라고 보는 것 또한 현실적인 생각은 아닌 듯 하다. PC는 PC 나름대로 보다 더 많은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혹시 그 형태가 빌 게이츠가 이야기한대로 지금의 PC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PC가 가지는 기능이나 역할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TV가 현재 막 시작된 TV와 PC의 결합을 빠르게 촉진시킬 새로운 미디어가 될 전망이다. 이런 IPTV의 발전으로 TV는 새로운 홈네트워크 시대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IPTV는 단순한 새로운 미디어라기 보다는 PC를 TV에 넣어 TV를 새로운 미디어의 주역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줄 미래의 미디어라고 생각이 된다. 이제 IPTV에서 TV와 PC가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를 감상하는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여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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