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8.11 14:02
수정 : 2009.08.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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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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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수익 급감…질낮은 게임에 실망
게임기 판매만 주력 소프트웨어 외면탓
닌텐도는 ‘닌텐도디에스’(사진)와 ‘위’를 히트시키면서 3년 연속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실적이었지만 최근 ‘닌텐도 신화’에 금이 가고 있다. 닌텐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23억엔으로, 1년 전에 비해 60% 넘게 급감했다. ‘위’ 판매가 절반으로 떨어졌고, 닌텐도디에스 판매도 줄었다.
무엇 때문일까. 첫째, 킬러타이틀이 없다. 닌텐도는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게임기 판매를 견인할 킬러타이틀이 부족하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올해는 특별한 히트작이 없어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게임기 판매에 주력해 질 낮은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게이머들을 실망시켰다. 올해 일본에선 ‘바이오하자드5’, ‘스트리트파이터4’ 등 대작 타이틀을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3보다 판매량이 떨어졌다.
둘째, 게임기에 비해 소프트웨어 판매가 부진하다. 불법복제 영향도 있지만 자사 게임만 치중하는 닌텐도의 정책이 문제다. ‘두뇌트레이닝’ ‘닌텐독스’ ‘슈퍼마리오 브러더스’ 등 히트 게임은 대부분 닌텐도가 만든 게임이다. 다른 개발사가 만든 닌텐도용 게임은 80% 이상이 국내에서 1만장도 팔리지 못했다. 게임업체가 닌텐도 게임 발매를 꺼리는 이유다. 캡콤코리아 등 비디오게임 개발사는 닌텐도용 게임을 국내에 팔지 않는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용 게임은 만들기도 힘들뿐더러 지원도 부실하다”며 “게임기만 잘 팔렸다고 소프트웨어까지 잘 팔리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닌텐도 ‘위’를 구입한 이용자들은 할 게임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셋째, 불법복제에 대한 닌텐도의 이중적 대처도 문제다. 닌텐도는 불법복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닌텐도가 미국 무역대표부에 전달한 보고서에 ‘한국은 불법복제가 심한 나라’로 지목해 반발을 샀다. 그러나 실제로 닌텐도는 불법복제 대처에 적극적이지 않은 걸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닌텐도디에스는 아르포(R4) 칩을 통해 불법복제가 일어나지만, 닌텐도게임에는 불법복제 방지 프로그램이 없다.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이 게임시디에 이중삼중의 불법복제 방지 프로그램을 깔아놓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쟁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닌텐도디에스의 터치스크린은 혁신적인 조작 방식이었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등 고성능 터치폰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애플은 손쉽게 게임을 구매할 수 있는 앱스토어를 내놓으며 휴대용 게임기시장에서 닌텐도를 위협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정상의 닌텐도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외면으로 소니에 시장을 내준 적이 있다. 닌텐도가 과거 실수를 되풀이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덕규 <베타뉴스>(betanews.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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