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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24 20:36 수정 : 2009.08.24 20:36

아이팟터치 사용자가 에그를 통해 무선랜(WiFi) 기능으로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폰을 추가하면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에서는 아이팟터치를 이동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 케이티 제공

무선 인터넷전화탓 통화·문자량 줄어
이통사들 매출감소 막기 위해 안간힘

2000년대 중반 이후 나온 이동통신 요금제를 뜯어보면, ‘기본료’ 비중이 커지는 흐름을 볼 수 있다. 기본료의 절대 수준을 높이는 대신에, 기본료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화시간과 문자메시지를 늘리거나 기본료 일부 및 가입자끼리(망내) 통화료 등을 깎아주는 요금제가 늘고 있는 것이다. 기본료란 이동통신 가입자가 이용량과 상관없이 다달이 물어야 하는 요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통신시장 조사 보고서(커뮤니케이션 아웃룩)에서도 이동통신 요금제가 정액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은 기본료를 높인 새 청소년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업체의 기존 청소년 요금제는 기본료로 일정량의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이용을 하게 한 뒤, 부모의 동의를 받아 2만원, 2만5000원, 3만원 범위 안에서 더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형태였다. 새 요금제는 초과 이용 때 발생하는 요금 가운데 일부를 기본료에 포함시켰다. 이 업체는 “대다수 청소년 가입자들이 이용량 초과로 기본료보다 많은 요금을 내고 있다”며 “기본료를 이용량에 맞춰 현실화하면서 혜택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지난해에는 기본료를 월 2500원 더 내면 망내 통화료를 깎아주는 요금제를 일제히 내놨다. 기존 가입자들을 기본료 비중이 큰 요금제로 전환시키는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이동통신 업체들은 기본료를 낮춰왔다. 2000년대 들어서만도 2000년 4월, 2003년 1월, 2004년 9월에 각각 업체별로 기본료를 1000~2000원씩 낮췄다. 1990년대 후반에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중반 2만2000원 수준이던 기본료(표준요금제 기준)가 2004년에는 1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2004년부터는 전략을 바꿔 기본료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기본료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쓰는 만큼 많이 내는 종량형에서 이용량과 상관없이 다달이 일정액을 내는 정액형으로 바뀐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동통신 업체들이 ‘무선 인터넷전화’(VoIP) 활성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요금이 싼 무선 인터넷전화가 머지않아 이동전화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으로 판단해, 미리 요금제를 정액형으로 바꿔 통화와 문자메시지 이탈에 따른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무선 인터넷전화란 인터넷전화를 무선으로 이용하게 하는 서비스다. ‘스카이프’, ‘네이트폰’, ‘네이버폰’ 같은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무선랜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해 이동통신에 견줘 이동성은 떨어지지만,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요금이 싸다. 무선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이미 물꼬가 터졌다. 애플의 아이팟터치 사용자들은 무선랜(WiFi)을 통해 무선 인터넷전화를 쓴다.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와이브로 통신망을 통해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에그)도 등장했다. 케이티는 와이브로에 무선 인터넷전화 기능을 탑재하는 계획도 추진중으로, 오는 12월쯤 시험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선 인터넷전화에 착신용 전화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전화가 활성화하면, 이용자들은 이동전화를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반면 이동통신 업체들은 고민이 커진다. 요금이 낮아지는 만큼 매출이 줄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와이파이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 보급을 꺼리는 등 무선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통화와 문자메시지 이탈은 가속화 할 것이 분명하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요금제를 정액형으로 바꾸는 배경에는 이런 절박함이 깔려 있다.

케이티가 와이브로에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하기로 하고, 3세대 이동통신(WCDMA)과 와이브로를 합친 융합서비스를 내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3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기본료 비중이 큰 정액형으로 바꾼 뒤, 와이브로 서비스 지역에서는 무선 인터넷전화를 이용하게 하면 통화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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