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세상 / 지금 세계는 신종 플루 공포에 떨고 있다. 사망자는 속출하고, 불안감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사회적인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치명적인 역병과 그에 따른 사회혼란을 비슷하게 묘사한 게임들이 있다. 게임은 역병이 창궐해 인류가 멸망의 위기를 겪는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다. 엑스박스360용 게임 ‘바이오하자드5’는 한 제약회사의 이기심이 부른 무서운 재앙을 그렸다. 엄브랠러라는 제약회사는 백신을 팔아 돈을 챙기기 위해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개발한다. 그러나 우연한 사고로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재앙이 시작된다. 감염된 사람들은 온몸이 썩어 들어가며 급기야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게 된다. 바이러스를 퍼뜨린 기업은 혼란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쌓는다. 결국 국가를 능가하는 권력을 누린 기업은 내부의 다툼으로 스스로 무너진다. 주인공은 바이러스 음모를 분쇄하고 인류를 구원해야 한다. 이 게임은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대해 소름끼칠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처음엔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가 인위적 조작을 통해 치명적 병원균으로 변한다. 여기에 돈과 권력을 위해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인간들의 추악한 현실이 게임에 반영돼 있다. 바이오하자드는 ‘레지던트 이블’이란 영화로 제작되어 인기를 끈 바 있다. 엑스박스360용 게임 ‘폴아웃3’는 인류를 휩쓴 역병으로 인해 3차 대전이 일어난다는 가상이야기를 다뤘다. 가까운 미래, 석유가 고갈된 세계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다. 강대국은 약소국을 침략해 자원을 빼앗기 시작한다. 마치 20세기 초 국가 패권주의가 그대로 재현되는 듯하다. 캐나다의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벌이고, 중동과 유럽연합이 자원전쟁에 끼어들었다. 세계가 전쟁을 벌이는 사이 원인 모를 전염병이 인류를 덮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미국은 역병의 힘을 전쟁에 악용한다. 결국 역병으로 생긴 돌연변이가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적으로 등장한다. 게임은 전염병마저 전쟁의 도구로 이용하는 강대국의 비정함을 그렸다. 결국 역병보다 더 큰 재앙은 자신만 살겠다는 국가이기주의라는 것을 게임은 전하고 있다. 인기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전염병에 속수무책인 국가정부의 무능함이 그려져 있다. 게임 속 대륙 ‘아제로스’는 수차례의 전쟁 후 거대한 전염병이 창궐한다. 구호품을 통해 퍼지는 역병은 초반에 대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백성들의 안위를 뒤로 한 채 이권다툼과 파벌싸움에만 열을 올렸다. 눈앞에서 백성이 죽어나가는데도 정치인들은 정략적 득실만 따지며 수수방관한다.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수많은 백성이 죽음에 이르는 거대한 재앙이 시작된다. 게임 속 ‘아제로스’ 대륙은 역병창궐 이후의 참상을 그대로 담았다. 바이오하자드5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는 “바이러스와 백신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한다. 세상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들도 우리가 자초한 인재가 아닌지, 게임은 반문하고 있다.
이덕규 <베타뉴스>(betanews.net) 기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