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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8 11:47 수정 : 2009.12.08 11:47

2000년대 초, 모 전자회사의 TV광고로 유명해진 그 말. ‘돼지털?’ 그 TV광고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면 IMT-2000이라는 용어가 나오고 영상통화가 되는 3G폰에 이 전화를 집에서는 TV로 보고 있는 장면도 나온다.

광고의 내용은 남편이 퇴근을 하면서 시장에 들려서 생선을 사려고 한다. 생선을 고르고 휴대전화에 대고 이 고등어 어때? 라고 물으면 집에 있던 주부와 딸아이가 TV를 통해 아빠와 통화를 하다가 냉장고에 가서 고등어 고르는 법이 나오는 냉장고에 붙어있는 인터넷 모니터를 검색하고 생선을 고른다. 이 때 생선가게의 주인인 할머니가 묻는다. 뭐 하는 거야? 그럼 남자가 대답한다. ‘디지털 세상이잖아요?’ 이 때 할머니의 대사가 바로 ‘돼지털?’

이제 막 사람들에게 알려진 디지털 세상이라는 말을 재미있게 표현하며 그 전자회사의 기술력을 과시한 TV광고였다.

이 광고 얘기를 처음에 꺼낸 것은 지금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말이 되어버린 ‘디지털’이라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이 디지털이 방송산업을 어떻게 변하게 하고 있는지를 말하보고자 하는 것이다.

미디어 산업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방송 뿐 아니라 모든 미디어 산업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왜 아날로그를 디지털화 하는 것일까? ‘디지털’이라는 것이 무슨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기에 디지털 기술로 인해 방송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

디지털 기술은 아날로그 기술에 비해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디지털은 효율적일까? 그리고 왜 디지털은 아날로그보다 고화질, 고음질 일까?

아날로그(Analog)란 원래 ‘유사하다’란 의미의 '아날로거스(Analogous)'에서 기인한 것으로 어떤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량을 실제의 양과 유사한 크기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자연)는 모두 아날로그이며, 인간의 오감은 디지털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우리가 보고 느끼는 이 세상은 아날로그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이라는 것은 왜 세상에 나타나게 된 것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아날로그 세상은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내 앞에 사탕이 하나 있다. 이것을 계속해서 부수면 분자... 원자... 전자... 등 끝없이 쪼갤 수 있는데 궁극적인 형태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상상으로 무언가 분별이 가능한 상상의 물질을 가정하게 된다. 이래야만 사탕이라는 물건을 분석이 가능한 그 무엇으로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아래에 유명한 점묘화가 있다.‘쇠라’라는 화가의 작품으로 점을 찍어서 그림을 그리는 점묘법을 사용한 그림이다.

그림을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점으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이 그림처럼 디지털은 아날로그 세상을 아주 작은 점으로 나누어 분석이 가능한 상상의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림은 아날로그 세상과 더 유사하게 보인다.

자, 그럼 왜 디지털인가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나왔다.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분석이 가능한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디지털이 필요하다는 것. 그럼 이제 이것이 왜 방송산업의 발전과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자.

점을 찍어서 세상을 표현하는 디지털은 아무리 정교하고 작게 점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아날로그 세상보다는 덜 사실적일 수 밖에 없다. 품질에 있어서 절대로 디지털 형태는 아날로그 형태를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은 유한한 점으로 아날로그는 무한한 점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디지털’ 기술이 방송의 고화질, 고음질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인가?

그 이유는 바로 세상을 분석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 때문이다. 아날로그 기술로 표현이 되는 방송은 이상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의 방송보다 더 고품질의 방송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아날로그 세상의 엄청난 정보를 표현하고 처리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디지털’이라는 효율적인 분석 도구를 사용한다.

사람의 눈과 귀 등 감각은 어느 정도 이상의 정보량을 넘어서면 그 뒤에는 정보량의 차이를 구별해 낼 수가 없는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 다시 점묘화로 돌아가서 점을 작게 찍을수록 정교한 그림으로 인식을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리 작게 점을 나누어도 사람의 눈에는 그림이 큰 차이가 없이 느껴지게 되는 시점이 온다. TV를 볼 때 사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주사선의 색을 보고 있는 것인데, 우리의 시각은 일초에 30번이상의 움직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는 일정한 화면이 보이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한계를 이용하여 ‘디지털’기술은 아날로그 기술에 비해 훨씬 적은 정보량으로 더 고품질의 영상을 표현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 HD 또는 SD라고 부르는 고화질의 방송 프로그램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해 내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소리에 대해서도 같이 적용이 된다. 아날로그에 비해 적은 정보량으로 보다 더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의 마술이 오늘날의 디지털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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