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1.21 19:13
수정 : 2010.01.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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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N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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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21] 삼성의 첫 하이브리드 카메라 NX10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작은 카메라와 작은 팬케익 렌즈의 인상적 조합
특색없는 디자인과 동영상 화질 아쉬워
삼성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NX10’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하이브리드 카메라인 NX10은 이른바‘똑딱이’라 불리는 소형 자동 카메라와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의 장점을 혼합한 모델이다. 국산 디지털 카메라의 독립선언이라 할 수 있는 삼성의 야심작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한겨레>가 만든 사진 커뮤니티 <포토21>(www.foto21.kr)에 오른 파워유저 김세훈(StrongArm)님의 체험기를 소개한다. ■ <포토21> 원문보기
사진 생활의 딜레마
나는 사진기자들에게 인기있는 카메라인 니콘의 D3를 사용한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오는, 빛이 좋은 곳은 물론 빛이 없는 혹독한 상황에서도 믿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전문가용 DSLR이다. 이 카메라의 기능에 대해 불만은 없지만, 휴대하기엔 버거운 크기와 무게 탓에 평상시에는 들고다니지 않는다.
취미건 직업이건 사진을 즐기는 입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결정적 찰나에 카메라가 없다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이런 까닭에 항상 들고다닐 수 있는 화질 좋은 카메라를 찾아 여러번 ‘똑딱이’라고 불리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다 팔기를 반복했다. 아쉽게도 이미 전문가용 DSLR의 고화질 결과물에 맞춰진 눈을 만족시킬만한 제품은 없었다.
똑딱이의 휴대성, DSLR의 화질…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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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DSLR GX-20과 NX10의 구조도. 반사거울과 펜타프리즘 등의 광학 장치를 생략해 렌즈 마운트부터 센서까지의 거리(플랜지백)를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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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무거운 DSLR을 버리지 못하고 두번째 디지털 카메라로 NX10을 추가하려는 나같은 사람들은 물론, 첫번째 카메라로 NX10을 고려하 예비구매자들도 그런 고민을 할 것이다. 휴대하기 좋고 화질도 좋은 디지털 카메라는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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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 마운트로 새롭게 선보인 30mm F2 렌즈는 휴대성과 화질, 디자인 모두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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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반사거울과 프리즘 따위의 크고 무거운 광학장치들을 통해 뷰파인더까지 전달하는 DSLR과 달리 NX10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바로 필름 역할을 하는 센서에 전달돼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AMOLED) 모니터로 출력된다. 부피가 큰 내부의 광학장치들을 과감하게 생략한 덕분에 기존에 선보였던 소형 DSLR들의 절반 정도, 고급형 똑딱이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인상적인 크기를 이뤄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NX10의 결과물은 출중하다. NX10에 내장된 센서는 대부분의 DSLR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APS-C 규격으로, 외형상 비슷한 크기의 고급 똑딱이들이 사용하는 센서들에 비해 6~12배 가량 넓다. 넓은 센서는 많은 양의 빛을 담아 좋은 사진을 만들어준다. 작은 크기의 카메라에 심어놓은 큰 센서는 NX10의 가장 큰 매력이리라. 게다가 많은 NX10 사용자들이 주력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30mm F2 렌즈는 매우 작은 크기에 앙증맞은 디자인과 좋은 화질까지 갖췄다. 시쳇말로 ‘대박 예감 상품’이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현존 최고 AMOLED 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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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10에 사용된 AMOLED 모니터는 해상도, 밝기, 시야각 면에서 다른 디지털 카메라에 흔히 사용되는 LCD 모니터를 크게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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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가수의 광고가 인상적이었던 고화질 AMOLED 모니터는 더 이상 핸드폰의 전유물이 아니다. NX10은 3인치 VGA급 AMOLED 모니터를 통해 선명한 사진을 표현한다. 일반적인 LCD 모니터의 경우 빛이 강한 야외에선 가시성이 크게 떨어지지만, NX10의 AMOLED 모니터는 이러한 한계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뷰파인더보다는 모니터 화면을 통해 구도와 노출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이와 같은 제품에 고화질 AMOLED 모니터는 큰 장점이다.
AF는 평범, 화면 인터페이스는 개선되어야
자동초점 기능은 경쟁관계에 있는 비슷한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DSLR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는 NX10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재 컨트라스트 검출 AF의 한계로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 DSLR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들이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항상 접하게 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는 완성도를 논하기도 민망했던 기존의 삼성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일취월장했다. NX10의 GUI는 기존보다 나아진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예쁘고 매력적이다. 다만 이 카메라의 주요 소비층이 초보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너무 많은 기능항목들을 한 화면에 내보내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 든다. 다채로운 기능들을 깔끔한 메뉴 트리로 정리해 보여준다면 좋을 것이다.
디자인과 동영상 기능에 대한 아쉬움
NX10의 시제품이 공개됐을 때부터 디자인에 대한 여러가지 찬반이 있었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개인취향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절대적이라 할 수 없지만, DSLR의 내부 광학장치들이 생략되면서 필요없어진 돌출된 뷰파인더까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NX10의 디자인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 차라리 WB1000 등 디자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기존 삼성 콤팩트 카메라들을 다듬어 하이브리드 카메라의 개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삼성이 캠코더를 생산하는 업체라 동영상 기능에 적지 않은 기대를 했지만 NX10의 동영상 성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화질의 열화가 다소 눈에 띄는데, 이는 캠코더 사업에서 얻은 노하우를 이용해 극복해야 할 것이다.
여동생을 만족시킨 카메라
그동안 작기로 소문난 DSLR을 쥐어주면 크고 무겁다고, 똑딱이를 들려주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정하던 여동생에게 NX10에 30mm F2 렌즈를 물려주자 반색을 했다. 작고 가벼워 몇시간 동안 들고다녀도 부담이 없는데다가 사진도 그럴듯하게 나와 좋다고 한다. 다른 하이브리드 카메라들과 마찬가지로 NX10 역시 작은 핸드백에 화장품이나 악세사리 뿐만 아니라 좋은 사진까지 챙겨넣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제품이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 선택은 시장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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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10에 기본제공되는 18-55mm 렌즈가 장착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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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10은 18~55mm 렌즈와 함께 89만8천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비슷한 성능의 다른 제품들에 비해 비싼 것은 아니지만, 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조금은 저렴하면 좋겠다는 바람에 부응하는 가격 또한 아니다.
화질이나 디자인, 가격 등에서 여러 이견이 있겠지만 해외출장을 다닐 때마다 카메라 하나 때문에 수없이 들었던 ‘Are you Japanese?’라는 질문을 듣지 않아도 될 미래를 NX10이 앞당겨주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글 : 김세훈 (payto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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