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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11 14:28 수정 : 2010.02.11 15:13

스마트폰에 갇힌 삼성, 열쇠는 ‘바다’ 속에

“삼성 만들어도 안드로이드 명성만 높아져” 고민
독자운영체제 구축이 살길…‘바다폰’ 준비 박차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4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3월부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에스케이텔레콤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제품 이름과 출고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 신제품을 공식 발표할 때 애칭이라도 달던 전례에 비춰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의 이름과 가격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와 함께 휴대전화 부문은 삼성전자의 대표적 효자 종목이었다.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인 결과 매출·수익 증대와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삼성전자에 온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다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폰을 잘 만들어 시장점유율을 높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시장지배력과 명성도 함께 높아진다. 삼성전자 브랜드가 안드로이드에 가려지는 상황도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안드로이드폰’으로 통칭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다른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세력이 커질수록,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바다’ 운영체제가 설 땅이 좁아든다. 안드로이드폰의 출고가도 고민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전화보다 비싼 것으로 인식돼 있다. 삼성전자 역시 안드로이드폰의 출고가를 기존 휴대전화보다 높게 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으로 아이폰과 노키아 스마트폰의 기세를 꺾어야 하는 숙제가 있어, 무작정 높게 정할 수도 없다. 반면 안드로이드폰 가격을 낮게 정하면, 다른 휴대전화 가격을 낮춰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삼성전자 쪽에서 볼 때 가장 효율적이면서 확실하게 스마트폰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바다 운영체제를 띄우는 것이다. 이른바 ‘바다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는 게 최선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늦게 커지기를 바라며, 내부적으로 바다 운영체제 완성에 박차를 가해왔다.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장터인 ‘삼성 앱스’를 통해 바다 중심의 모바일 생태계를 확산시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전략을 발표하며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8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바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다를 탑재하고, 자체 개발한 1㎓ 프로세서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성능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바다폰’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게 스마트폰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바다로 ‘반도체’와 ‘애니콜’ 못지않은 신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신 사장도 “바다 중심의 모바일 생태계 확산이, 삼성전자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도전할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띄우는 데 2년 이상 걸린 점을 고려할 때, 바다를 활성화시키는 데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경우에서 보듯,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단말기 공급자, 응용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개발자, 이용자를 포함하는 생태계 활성화가 성패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아직 어떤 특징과 기능을 가졌는지도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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