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와 함께 글로벌 휴대전화업계 양강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가 이날 열린 '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 독자 플랫폼인 '바다'를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 '웨이브'(Wave, S8500)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런칭 행사장은 마치 바다에 온 것처럼 하늘색 테마로 온통 실내를 디자인했다. 바닥에도 역시 하늘색 물결무늬 조명을 비췄고 준비된 칵테일도 하늘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삼성은 행사장을 온통 '바다'를 연상케하는 이미지들로 꾸몄다.
이어진 런칭 무대는 4면이 스크린으로 둘러져있는 가운데 바다 속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이어 보는 이들이 바다 내부를 점점 깊이 항해하는 것처럼 스크린이 돌아가는 가운데 '바다'의 특징이 소개됐다.
무대에 등장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열기 위해 삼성은 가격이나 라이프스타일, 지리적 위치에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스마트폰에 있어 무엇보다도 삼성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테크놀로지에 있어 소프트웨어 혁명이 진행 중이지만, 하드웨어 혁명 또한 계속되고 있다"면서 "하드웨어 혁명은 충분한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삼성이 이 분야에서 리더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웨이브'가 탑재한 '슈퍼 아몰레드'는 그 어떤 디스플레이보다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며, 현존하는 가장 빠른 1기가헤르쯔(GHz) 중앙연산장치(CPU)를 탑재했다.
특정 소프트웨어를 가장 잘 표현하고 구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하드웨어 기술과 결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하드웨어에 대한 강조와 함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대한 삼성의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대한 우리의 결의는 아주 오래되고 깊은 것"이라며 "우리는 진지하며, 이제 이길 준비가 됐다"면서 '바다'를 소개했다.
신 사장은 "'바다'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의 핵심 키"라며 "'바다'는 개발자들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매우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명이 끝난 뒤 공개된 '웨이브'는 터치 반응 속도가 애플 '아이폰'에 못지 않을 정도로 빠른 점이 눈에 띄었다. 최근 삼성이 공개한 안드로이드폰과 달리 멀티터치도 지원한다.
특히 일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에 비해 선명도가 5배 이상 개선된 '슈퍼 아몰레드' 화질은 선명도와 컬러의 재생감이 애플 '아이폰'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의견이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IT전문 블로그 테크크런치는 '웨이브'에 대해 "화면이 매우 아릅답고, 폰 자체는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면이 3.3인치로 조금 작다 보니 문자나 이메일 작성 시 오타가 자주 난다는 점, 키보드 터치감이 그리 빠르지 않은데다 멀티터치시 반응이 부드럽지 않은 점은 아직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혔다.
'웨이브'의 가격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행사장 주변에서는 300유로(48만원) 수준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스페인 Canal PDA의 한 기자는 "'웨이브'는 매우 놀라운 화질의 디스플레이와 좋은 터치감에다 가격이 보통 스마트폰보다 매우 낮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놀랍다"면서 "(만약 300유로가 사실이라면) '웨이브'는 스마트폰이지만 일반 피쳐폰 시장을 파고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욱 이유경 기자 pcw@yna.co.kr (바르셀로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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