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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의 정보통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행사장에서 삼성전자가 독자 플랫폼인 바다를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 ‘웨이브(S8500)’의 첫 선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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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개막
안드로이드폰 대거 등장…모바일윈도 반격나서
삼성 바다폰 “아이폰과 반응속도 견줄만” 호평
1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전시회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격전장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대거 내놓고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격에 나서 전시회 관람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바다’ 운영체제를 탑재한 바다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대중화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해, 안드로이드와 모바일윈도 진영을 당황하게 한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210개 나라의 이동통신서비스·장비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 1000여곳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지에스엠에이(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전문 전시회로, 18일까지 열린다.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각계 전문가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기술과 서비스 개발 전략을 소개하는 콘퍼런스도 함께 열린다. 올해는 삼성전자, 퀄컴, 구글, 엠에스, 소니에릭슨 등 이동통신 장비·서비스·솔루션·애플리케이션 업체 1300여곳이 참여해, 나름대로 성장 돌파구로 삼고 있는 스마트폰 신제품과 4세대 이동통신 기술 등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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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에스케이(SK)텔레콤 부스의 진행요원들이 3차원(3D) 입체영상 기술을 적용한 텔레비전과 모바일을 선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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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이 대거 선보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소니에릭슨 등 세계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였다. 앞서 내놓은 모토롤라와 에이치티시(HTC)까지 포함하면 대다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했거나 준비중이라고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의 대항마 수준을 넘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도 예상된다. 하지만 휴대전화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바다’ 운영체제를 띄우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도 이번 전시회의 볼거리다. 삼성전자는 개막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바다를 탑재한 바다폰을 공개한데 이어,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을 포함해 휴대전화 사업 쪽 임직원들이 대거 출동해 전시장을 찾은 세계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와 언론, 일반 관람객들에게 바다 운영체제와 바다폰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시관도 바다를 주제로 꾸몄다. 길이 33m, 높이 8m 크기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모습을 연출해,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웨이브’란 이름의 삼성전자 바다폰은 세계 처음으로 터치센서를 내장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수퍼 아몰레드’를 탑재해, 화질이 뛰어나다. 햇빛 아래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앞선 텔레비전 기술을 적용해 동영상 감상 기능도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특별히 통합메시징 서비스와 유·무선 통합 형태의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쪽의 확장 기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바다폰을 직접 사용해본 외신기자들은 “반응 속도에서 모토롤라의 안드로이드폰을 앞질러 아이폰과도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신 사장은 “웨이브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기술력과 바다 운영체제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스마트폰”이라며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열고, 기존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의 경계를 허무는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엠에스가 반격에 나서는 모습도 흥미롭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등의 ‘기고만장’한 모습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엠에스는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해 모바일윈도 진영의 세를 과시하고, 15일 오후에는 스티브 발머 회장이 전시회 기조연설자로 나서 윈도모바일에 장미빛 비전을 더할 예정이다. 발머 회장이 윈도모바일 공급 조건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수정하고, 깜짝 이벤트로 차기 윈도모바일과 독자 개발 스마트폰을 발표한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노키아, 애플, 엘지전자가 이번 전시회에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은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노키아와 애플은 안드로이드폰 잔치에 들러리를 서고, 엘지전자는 삼성전자와 비교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오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시장 안팎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바르셀로나/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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