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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 먼저 써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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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등 구글서비스 데이터 자동이동
디엠비·라디오 장착… 앱 제한 ‘아쉬워’
지난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는 에스케이텔레콤(SKT)이 국내 처음 출시한 모토롤라의 스마트폰 ‘모토로이’를 써봤다. 지메일, 검색, 구글어스, 유튜브 등 구글의 서비스가 손쉽게 연결된다. 지메일을 확인한 뒤 전화를 걸기 위해 키패드의 숫자를 누르려는 순간 잠깐 놀랐다. 휴대전화 번호 세 자리만을 입력했을 뿐인데,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직장 등이 나타났다. “앞선 이가 쓰던 전화번호를 지우지 않은 채 테스트폰으로 빌려줬나?” 기자들 사이에 테스트 용도로 임대되는 전화이다 보니, 가끔 직전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은 채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전화번호부를 들여다보니, 1000명 넘는 이들의 연락처가 들어 있는 게 그동안 내가 인터넷에서 쓰던 주소록이었다. 일정관리기를 열어보는 순간 또 한번 놀랐다. 아무것도 입력한 적이 없는데, 수년간 기록해온 일정과 메모가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지메일을 확인하려 아이디·비밀번호를 한번 입력했을 따름인데 내가 써온 구글의 서비스와 데이터가 자동으로 옮겨와 있는 것이다. 블랙베리폰, 옴니아2, 노키아 6210s, 아이폰 등 다양한 스마트폰을 써볼 때마다 주소록을 변환해서 옮겨넣고 일정프로그램을 동기화시키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안드로이드폰은 구글 계정에 접속하는 것으로 모든 게 완료됐다. 구글답게 검색은 편리했고, 웹페이지를 띄우는 속도도 빠르다. 안드로이드마켓은 3만개가 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올라 있다지만, 국내에서는 이용이 제한돼 아쉬웠다. 결제 문제로 인해 무료 애플리케이션만 이용할 수 있으며,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유료앱은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각종 게임들과 뉴스콘텐츠 등 무료앱들도 많았지만, 한글화된 게 드물었다. 이미지로 검색을 해주는 구글 고글스와 문장을 번역하고 음성으로 바꿔주는 구글 번역 등 모바일에 특화된 구글의 서비스들이 무료앱으로 올라와 있다. 하드웨어 성능은 뛰어난 편이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으며, 지상파 디엠비(DMB)와 에프엠(FM) 라디오를 이용할 수 있다. 터치식 화면은 아이폰과 크기가 비슷하고 정전식에다 멀티터치를 지원해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축소·확대할 수 있다. 아이폰보다 터치의 반응속도는 떨어지지만 화면 해상도가 훨씬 높아 상세한 내용을 표현할 수 있다. 트위터나 이메일 등을 열어서 작은 글씨를 볼 때 선명한 화면은 날씬한 글꼴로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해 아름답고 눈의 피로도 줄었다. 글자가 빼곡한 웹문서를 읽을 때 유용했다. 스마트폰의 해상도 경쟁은 필연적임을 절감했다. 진동을 주는 촉각(햅틱) 기능이나 키보드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등 사용자 설정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다. 구글의 서비스를 많이 쓰고 라디오와 디엠비를 선호하는 이에겐 유용한 스마트폰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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