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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분기별 시장 점유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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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PC업체 HP도 진출…“시장, 게릴라전 양상”
한발 늦은 국내업체들, 제품다양화·가격경쟁력 ‘기대’
삼성전자나 엘지전자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된 것은 기민한 모방 능력 덕택이었다. 선발 회사였던 노키아나 모토롤라의 새제품은 국내 휴대전화 개발자들의 추격 본능을 자극했다. 그래서 이들 업체 제품보다 더 잘 터지고(음질), 더 선명하며(화질), 더 예쁘면서도(디자인) 더 싼(가격) 휴대전화 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2위에 오른 것은 바로 이런 ‘추격 전략’의 성공을 웅변한다.
■ 고차방정식, 스마트폰 경쟁구도 하지만 이런 단선적 경쟁구도는 지난 2008년 7월 애플이 아이폰(3G)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업계에선 낯선 애플은 기존 휴대전화를 좀 더 개량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검색의 제왕’ 구글도 애플과 비슷한 전략으로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 등장에 ‘타도 노키아’만 외치던 국내 업체들로선 머쓱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여기에 난데없이 피시 제조업체들까지 스마트폰 시장에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발표된 세계 최대 피시 제조업체 휼렛패커드(HP)의 팜 인수는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노버나 델, 에이서 등 세계 각국의 피시 업체가 이미 스마트폰 생산을 하고 있지만, 휼렛패커드의 스마트폰 사업 진출은 휴대전화 시장에 다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로선 버거운 경쟁상대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휴대전화 시장은 전선이 불분명한 게릴라전 양상을 띠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에 따라 기업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도 앞다퉈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숨가쁜 추격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나온 갤럭시(삼성전자), 시리우스(팬택)이나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옵티머스(엘지전자) 등은 기능이나 성능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장치 등 스마트폰 핵심부품에 대한 제조 능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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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전화 시장 스마트폰 비중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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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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