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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페이지의 내용과 표현방식의 분리로 획기적인 웹표준을 만든 캐스케이딩스타일시트(CSS)를 창시한 노르웨이 오페라소프트 최고기술임원(CTO) 호콘 비움 리가 지난 7일 종로구 계동 낙고재에서 김기창(왼쪽) 고려대 교수를 만나, 한국의 웹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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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표준 운동’ 이끄는 호콘 비움 리-김기창 교수 대담
김기창 “모바일웹만 활성화하는 건 웹에 대한 무지”
호콘 비움 리“브라우저 끼워팔기 공정위에 정보제공 용의” 노르웨이 오페라소프트웨어의 최고기술임원 호콘 비움 리가 한국을 찾았다. 리는 김기창 고려대 교수(법학)를 만나, 웹표준과 한국의 웹 현실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리는 1994년 텍스트 기반의 웹페이지(html)에 다양한 그래픽 요소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캐스케이딩스타일시트(CSS) 규격을 만들어 현재의 웹표현이 가능하도록 만든 웹표준의 선구적 인물이다. 김 교수는 오픈웹을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플로러 전용의 국내 인터넷에 보편적 접근성을 부여하자는 운동을 벌여왔다. 대담은 지난 7일 종로구 계동 낙고재에서 이뤄졌다. 김기창 (이하 김) 당신이 창시한 시에스에스는 웹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호콘 비움 리 (이하 리) 이 프로토콜(CSS)을 통해서 웹문서를 내용과 표현방식으로 분리할 수 있게 됐다. 그전까지는 내용과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하나의 문서안에 뒤섞여 있어서, 기기·브라우저별로 중복작업을 하거나 특정 환경만을 지원했다. 초기 웹문서는 이미지와 메뉴 글꼴 등을 그림파일로 불러들여 일일이 명령어로 적거나 좌표 처리를 하다 보니 호환성이 없었다. 김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 여겨졌던 시에스에스가 10여년 전부터 웹표준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계기는? 리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인식과 자각 때문이다. 기존의 웹과 워낙 달라 새로 배워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게 가능할까에 대한 막막함이 있었지만, 이 기술이 얼마나 편리하고 효율적인가를 개발자들이 이해하면서 대세가 됐다. 특히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앞선 유행이 되면서 빠르게 확산됐고, 모바일 단말로 더 확고해졌다. 김 교수가 한국에서 펼친 오픈웹 운동은 다른 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신이 한국 웹환경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왔다고 보는데 맞나? 김 아니다(웃음). 내가 2006년 오픈웹을 만들어 특정 제품에서만 돌아가는 한국의 웹 현실을 개선하려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아이폰 하나로 순식간에 풀리는 상황이다. 아이폰으로 한국 웹의 기괴한 현실이 인식되기 시작했으나 해법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조짐이 있다. 한국 정부는 피시웹과 모바일웹을 분리해 모바일웹 활성화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잘못된 방향이다. 표준을 지켜 웹을 건강하게 만들면 이용자 편의나 업계 경쟁력 향상에 모두 도움이 된다. 정부가 모바일웹 활성화를 내건다는 것은 피시웹에서 문제가 왜 생겨났는지와 웹에 대한 이해 부족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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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기창 고려대 교수, 호콘 비움 리 오페라소프트 최고기술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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