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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분당 엔에이치엔(NHN) 회의실에서 국내 스타트업 13곳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온 투자자 네트워크 ‘긱스온어플레인’대표에게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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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계기 창업 열풍
벤처1세대 투자자로 변신
후배들에 돈·컨설팅 제공
실패율 줄여 ‘연착륙’ 기여
#1.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엔에이치엔(NHN) 회의실에서는 13개 국내 벤처기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날아온 투자자 15명에게 사업모델을 발표하는 ‘긱스 온 어 플레인’(Geeks on a plane) 행사가 열렸다.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공동구매 등 새로운 전자상거래 모델을 발표한 플라이팬의 정지웅 대표에게 벤저민 조프라는 미국 투자자가 물었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흥미로운 모델인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 조프는 일본과 중국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는 다국적 벤처투자가이다. 이날 행사를 마친 뒤 정 대표는 “세계시장 진출에 앞서 실리콘밸리의 투자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했는데 이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도움말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2. 바로 옆 회의실에서는 ‘스타트업 위켄드 서울’ 행사가 사흘째 열리고 있었다. 2007년 미국에서 시작돼 12개국 52개 도시에서 열려온 창업지원 행사인데, 국내에선 처음이다. 창업을 꿈꾸는 100명의 예비창업자들이 10개 팀을 이뤄 2박3일간 밤낮없이 공동작업을 벌여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국내 벤처캐피털이 참여하는 심사에서 사회관계망 바탕의 교통정보 제공서비스 ‘트로아시스’를 발표한 팀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진형 카이스트 교수(소프트웨어학)는 “국내 첫 행사라 우려했는데, 참가자들이 준비를 잘했고 열의와 태도가 놀라울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정보기술(IT) 이용 환경이 급변하면서 국내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분야의 창업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과 같은 콘텐츠장터용 응용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는 앱(App)센터가 최근 석달 사이에 전국에서 152곳이나 개설돼, 젊은 개발자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다. 아울러 ‘신생기업’(Startup) 을 겨냥한 에인절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10여년 전 유선 초고속인터넷망의 확산을 기반으로 엔에이치엔, 다음, 엔씨소프트 같은 벤처기업이 등장한 것처럼 이번에는 무선인터넷과 모바일단말기의 확산과 더불어 새로운 벤처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진형 교수는 “다이얼패드와 싸이월드가 국내에서 먼저 등장했는데 (세계시장을 통한 사업화 경쟁에서는) 스카이프, 페이스북에 밀려났다”며 “새로운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지금 그런 서비스가 나올 경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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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분야 벤처투자 규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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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결제업체 이니시스의 창업자인 권도균씨도 최근 다음 창업주인 이재웅씨 등과 함께 프라이머투자클럽을 만들어 에인절투자에 나섰다. 권씨는 “자금을 모아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은 수익모델이 검증된 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에인절투자는 잠재성 있는 신생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며 “에인절투자는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방식으로 사회적 기여를 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곧 3~4개 신생기업에 투자를 할 예정이다. 글·사진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글·사진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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