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6.14 21:30
수정 : 2010.06.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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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디자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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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써봤어요] HTC 디자이어
적은 메모리·빠른 배터리 소모 아쉬워
대만의 스마트폰 전문업체 에이치티시(HTC)가 최근 에스케이텔레콤(SKT)을 통해 국내 출시한 ‘디자이어’를 써봤다. 디자이어는 여러 안드로이드폰 중에서 세계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제품이다. 에이치티시는 2008년 10월 첫 구글폰인 지1(G1)을 만들고 구글이 직접 설계와 판매에 나선 넥서스1도 제조한 업체다. 디자이어는 넥서스1의 쌍둥이폰으로 불리는데, 트랙볼이 광학 트랙패드로 바뀌고 내장메모리가 늘어나는 등 개선된 후속모델이다.
1㎓ 스냅드래건칩, 9.4㎝(3.7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최신 사양을 갖췄으며 안드로이드2.1을 운영체제로 썼다.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됨에 따라 기종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드러나고 있다. 같은 것은 운영체제와 콘텐츠장터다. 안드로이드마켓에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방식과 이들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리는 멀티태스킹 등이 해당한다. 차이점은 터치스크린 작동방식이나 중앙처리장치, 디스플레이의 성능과 같은 하드웨어에서 드러난다. 터치 방식은 정전식으로 통일되고 있고 디스플레이는 고선명 아몰레드가 대세이며 중앙처리장치는 1㎓칩이 주종이다. 모두 디자이어에 채택된 방식이지만 경쟁제품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앞으로 업체별 안드로이드폰 사이의 차별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차별성은 동일한 플랫폼, 응용소프트웨어, 유사한 하드웨어 안에서 나오기 힘들고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을 통한 ‘사용자 경험’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디자이어는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제품이다. 아이폰에 가장 근접한 수준이라는 평가대로, 디자이어의 터치감은 사용자의 의도대로 섬세하게 작동했다.
디자이어에 탑재된 ‘센스’ 사용자환경(User Interface)은 앞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센스 유아이는 에이치티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위젯에서 장점이 돋보였다. 비가 오는 날 첫 화면에 깔려 있는 날씨 위젯에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더니 곧이어 와이퍼가 나타나 빗방울을 말끔히 닦아냈다. 안개가 낀 날은 안개가 서서히 화면을 뒤덮었다. 날씨처럼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들을 위젯으로 제공하는 점이 ‘센스’가 뛰어난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뉴스나 메일, 트위터 등 위젯은 깔끔한 디자인과 함께 추가클릭할 필요 없이 바탕화면에서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첫 화면에 아이콘만 있는 다른 스마트폰이랑 비교하면 정보 취득경로가 빠르고 직관적이다. 내장메모리가 512MB로 작아 금세 설치프로그램의 한계에 도달해 수시로 응용프로그램을 지워야 하는 점과 멀티태스킹 시 발열로 배터리 소모가 빠른 것은 아쉬운 점이다. 아직 유료 앱을 이용할 수 없고 업그레이드 때마다 제조사의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한계도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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