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시장 쟁탈전 치열 얇으면서 용량 더 크게
리튬이온서 폴리머 전환 이 폰 배터리는 조루인가요?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글이다.‘조루’는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반대말은 ‘강쇠’다. 휴대전화의 중심이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빠른 연산장치를 사용하는데다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도 많아 일반 휴대전화보다 배터리가 훨씬 빨리 소모된다. 게다가 무선랜이나 블루투스 등 전기를 공중에 뿌리는 거나 마찬가지인 장치도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한다고 해도 스마트폰을 정말로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사람은 배터리 하나로 하루를 버티기가 힘들다. ■ 대세는 리튬폴리머 요즘 나오는 최신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은 1500㎃ 정도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휴대전화 배터리 용량이 500㎃ 수준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 정도 용량도 만족하지 못한다. 스마트폰 배터리의 종류가 빠르게 리튬폴리머로 넘어가는 이유다.
보통 휴대전화에서는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데, 각형의 경우 용량을 늘리면 휴대전화도 덩달아 두꺼워진다는 게 문제다. 액정이 넓어지는 동시에 두께는 얇아지는 요즘 스마트폰의 추세에 맞추려면 리튬폴리머 전지가 제격이다. 리튬폴리머 전지는 모양의 변형이 자유롭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대용량인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제조회사로서는 수익성도 리튬폴리머 전지가 훨씬 뛰어나다. 같은 용량의 각형이나 원형 전지에 비해 가격이 50% 정도 비싸다. 현재 기술로는 리튬폴리머 전지가 가장 효율이 높지만 계속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갈 다른 유형의 전지가 곧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전지는 리튬황 아연공기전지, 리튬박약전지, 슈퍼캐퍼시터 등이다. 모두 리튬폴리머 대비 1.5~10배 정도 전기를 더 담을 수 있다. 특히 카본 소재로 만든 슈퍼캐퍼시터가 스마트폰용으로 상용화된다면 충전은 열흘에 한번 정도만 해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세계 배커리시장에서 한국업체 선전 전세계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리튬2차전지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의 강호 일본은 여전히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기차로 유명한 비야디(BYD) 등 중국회사들은 높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맹추격전에 나섰다. 2008년에 리튬2차전지 점유율은 일본업체가 50.3%였고 한국업체(21.8%)는 22.9%를 차지한 중국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옮겨오면서 한국업체들의 경쟁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품질 수준이 높은 대면적의 폴리머 전지를 공급할 수 있으면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덕분이다. 미국 모토롤라가 지난해 배터리 납품처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옮긴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점유율은 한국업체들이 대폭 올라 31.7%를 차지했고 중국은 20.7%로 뒷걸음질쳤다. 일본도 점유율이 43.2%로 내려앉았다. 한국전지연구조합 구회진 부국장은 “중국의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상당히 작용했다”며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피시의 수요가 늘어나면 한국산 배터리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곧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솔라앤에너지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정보통신기기용 리튬2차전지 시장에서 삼성에스디아이(SDI)는 점유율 18.7%로 1위 산요(19.4%)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고 3위인 엘지화학(16.6%)도 급성장 중이다. 송재경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말로 스마트한 폰이 되기 위해서는 강한 심장(배터리)이 필요하다”며 “대용량 제품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도 같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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