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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한 직원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모바일 오피스가 도입되면 이런 점검도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질 수 있게 된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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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특집] 모바일 오피스
포스코 “단언하건대, 국내 기업 중에는 가장 빠른 속도로 모바일로 변신중이다.” 포스코의 모바일 오피스 환경 구축 작업을 맡고 있는 에스케이텔레콤(SKT) 관계자는 포스코의 움직임을 이렇게 평가했다. 덩치가 크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던 포스코가 모바일 오피스 분야에서 이렇듯 한발 앞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소 의외다. 빠르고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정준양 회장의 강력한 의지도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코는 우선 지난해 11월 임원을 대상으로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지급해 3개월간 시험적으로 사용해 보도록 했다. 그 결과, 신속한 의사결정과 즉각적인 정보 획득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 2월엔 임원, 팀리더급과 외근이 잦은 마케팅부서 직원들에게 1500대의 블랙베리를 지급했다. 포스코는 블랙베리를 이용해 이메일, 일정관리, 사람찾기, 주식정보 등의 기초적인 기능 외에도 출하·고객정보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마케팅 업무에 이용하도록 했다. 특히 포스코의 스마트폰 업무결재 시스템은 출장·근태·비용 결재까지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몇차례나 전화를 걸어야 찾을 수 있던 특정 분야 담당자를 한차례 검색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스마트폰에 설비 비추면화면에 점검이력 ‘주르륵’
10월 유·무선망 통합추진 포스코의 모바일 오피스는 특히 실제 생산 현장에서 더욱 화려하게 꽃필 전망이다. 모든 준비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포스코 산하 제철소는 진정한 ‘스마트 제철소’로 변신하게 된다. 핵심은 제철소 운전·정비 통합시스템이다. 현재 정보기획실 내에 유·무선 통합망을 시범 구축하고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7월부터는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현장 근무자 2700여명에게는 포스코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에스(S)가 지급된다. 이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면 현장 근무자가 사무실에서 설비 점검 내용을 메모한 뒤 현장에 나가 설비를 직접 점검하고 점검 결과를 다시 사무실에 와서 시스템에 입력하던 업무가 사라지게 된다. 회사 내에 거미줄처럼 깔린 블루투스망에 접속된 스마트폰으로 설비에 붙어 있는 무선주파수식별(RFID) 태그를 스캔하기만 하면 해당 설비에 대한 점검 내용이 화면에 바로 표시된다. 점검 결과는 역시 현장에서 바로 입력된다.
포스코 쪽은 설비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도 개발중이다. 스마트폰으로 그 설비를 비추면 현재 상태와 점검 이력 등이 화면에 뜨는 식이다. 궁극적으로는 점검해야 하는 포인트와 조작법 등도 화면에 바로 표시해 줌으로써 처음 기계를 보는 사람도 얼마든지 점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모바일 오피스를 통해 약 30%의 업무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직원 교육에도 적극 이용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미 스마트폰을 활용해 임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유(U)러닝을 도입했으며, 모바일 북카페도 열어 경제·경영·인문·교양 등에 걸친 다양한 서적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밖에 10월 말까지 회사 내에 모든 유선전화를 무선전화로 대체해 유·무선 통합망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각자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회사 전화번호까지 부여해, 말 그대로 걸어다니는 사무실 구실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모바일 오피스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제조업 분야에서 사람·공간·환경요소 간에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창출해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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